ESS, 골라쓰는 재미가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2.06.01 10:47

현재 리튬이온전지 대세, 소디움 전지·
납축전지·흐름전지·플라이휠도 진화 중

9.15 전력대란 이후 ESS(에너지저장장치, Energy Storage System)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지금까지 전력은 축전없이 발전 후 바로 송배전을 통해 가정이나 산업 등 수요처에서 소비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전력소비 양상이 달라지며 번번히 수요예측에 실패하며 전력 저장에 대한 관심이 증대됐다.

리튬이온전지에 대한 관심이 폭주하고 있기 때문에 ESS하면 일반적으로 리튬이온전지를 떠올리지만 SBB(Sodium-based Battery, 소디움 전지), 흐름 전지(Flow Battery), 진화된 납축전지, 울트라 커페시터, 플라이휠, SMES 등 종류가 여러 가지다.

ESS는 크게 에너지 공급(Energy Supply)분야와 전원(Power) 분야로 대별된다. SK이노베이션의 김상범 책임연구원은 “에너지 공급분야에서 흐름전지와, 소디움 전지가 비용 감소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날갈 것이며 전원분야에서는 리튬이온전지와 플라이휠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에너지공급 분야와 전원 분야는 같은 1MW급이기는 하나 에너지 공급분야는 10시간 이상 공급하며 시스템 규모가 10MWh 이상을 일컫는다. 반면 전원 분야는 1시간 안쪽의 전원공급에 시스템 규모가 1MWh 안쪽이다.

에너지 공급분야의 소디움 전지는 나트륨 이온이 세라믹 전해질을 통과해 전극사이를 이동하며 충방전이 이뤄진다. 흐름전지는 금속 이온을 함유하는 유체 전해질이 다공성 흑연막 사이로 흐르면서 충방전된다. 납축 전지는 납과 카본 등이 전극이며 액체 전해질에서 전하가 이동하며 충방전한다.

전원 분야의 울트라 커페시터는 전압이 가해지면 인접한 전도판 사이에 이온이 탈부착되는 방식으로 충방전한다. 플라이휠은 회전판을 돌려 발전기를 구동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한다. SMES는 초저온에서 전력을 자기장 형태로 변환해 충방전한다.

리튬이온 전지는 에너지와 전원 분야 공히 사용되는데 잘 알려지다시피 리튬 이온이 음극과 양극으로이동하며 발생하는 전위차를 이용해 충방전한다.

이들 전지들의 공통점은 용량이 10MW이하이라는 것. 100MW 대규모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압축공급방식이나 펌프 스토리지 등 전지 외 방식을 사용한다. 한전의 마삼선 연구위원에 따르면 전지도 용량이 조금씩 다른데 커페시터는 용량이 1~100kW 정도고 납축전지는 1kW∼10MW다. NaS는 1kW~1MW 전후이며 흐름 전지는 10kW∼1MW 전후다. 저에너지 플라이휠은 100kW∼1MW 전후며 SMES는 10MW 정도이다.

따라서 용도에 맞게 다양한 전지를 선택할 수 있다. 일단 업계에서는 리튬이온전지가 평균 전압이 3.8V로 1.2V에 불과한 니켈-카드뮴 전지나 2.0V에 불과한 납축전지보다 우세하다고 판단하고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이밖에도 NaS의 전압은 2V, 바나디움 흐름전지는 1.4∼1.6V, Zn-Br전지는 1.8V이다.

투자비 측면에서도 리튬이온전지는 유리해 kW당 1000달러가 드는데 반해 플라이휠은 1250~2500달러, NaS는 2500달러, 바나디움 흐름전지(VRF : Vanadium Redox Flow)는 4254달러가 든다. 효율또한 높아 리튬이온전지는 96%인데 반해 플라이휠은 90%, NaS는 78%, 바나디움 흐름전지는 70% 수준이다. 단, 수명 측면에서는 플라이휠이 20년으로 월등히 앞서고 NaS가 15년을 기록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와 바나디움 흐름전지는 10년이다.

플라이휠의 경우 고출력에 적합하며 수명이 길고 온도 변화에도 불변하는 특징이 있다. NaS는 설치실적 누계가 270MW로 이미 검증된 전지이며 바나디움 흐름전지는 스택 크기로 조절해 용량을 유연히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리튬이온전지는 전세계적으로 산업기반이 튼튼하며 친환경 기술이라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아직 연구개발로 개선할 점이 많은데 정부가 리튬이온전지 외에도 납축전지, 플라이휠, 레독스 흐름 전지 등 다양한 과제를 R&D로 선정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업계는 플라이휠의 단점으로 시스템을 이동시킬수 없으며 초기 투자비용이 높고 고속 운전시 폭발 위험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NaS는 소재가 환경유해물질이며 고온에서 부품이 깨지는 현상이 있고 바나디움 흐름전지는 70%대의 낮은 효율에 소재가 고가이며 역시 환경 유해물질을 사용한다.
이러한 ESS는 발전, 전원품질관리, 송배전, 신재생에너지에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ESS가 가장 역할을 많이 하리라 기대되는 분야는 송배전망이며 장기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와 결합된 사업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태양광과 풍력으로 전기를 생산해 ESS에 저장해 필요할 때 전기를 공급한다는 파워스테이션이 골자인 스페인의 헤라큘레스 프로젝트나 대구실증단지의 설치 예만봐도 신재생과 ESS결합이 먼 일이 아님을 알수 있다.

한편으로는 전지산업협회는 정부가 ESS를 전원품질관리 차원에서 국가인프라로 대단위로 갖출 것을 희망하고 있고 지경부는 9.15 전력대란을 겪은 만큼 발전용도에 보다 방점을 찍고 있다. 이미 ESS를 양수발전을 대체할 유력한 에너지저장장치로 보고 있으며 ESS분야에만 4000억원대의 R&D수행을 예정하고 있다.

■ 한국의 ESS

4600억 규모 R&D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진행 중
지경부는 작년 5월부터 ESS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 에너지저장 시장을 선점하고 국내 전력수급의 안정화를 위해 에너지저장 기술개발과 산업화 전략(K-ESS 2020)을 추진하고 있다.

K-ESS 2020에 따라 지경부는 5년 내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과 가격 수명 등에서 획기적인 개선이 가능한 원천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국내 전력망에 ESS를 실제로 설치해 보는 실증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까지 MW급 이상의 대형 전지 시스템을 개발하고 중장기적으로 에너지저장 R&D지원, 실증, 인프라구축, 보급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조기 산업화가 가능한 분야를 선정해 R&D를 집중 지원할 예정인데 건물UPS용 리튬배터리에 20억원 정도 지원하고 MWh급 흐름전지에 30억 원이 지원된다. 또 ESS 보급을 위한 보조금과 의무화제도 도입 검토 등의 제도적 지원방안도 마련될 예정이다

현재 지경부는 전력피크대응을 위한 ESS 실증연구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ESS 실증연구사업은 2013~2020년간 4600억원이 소요될 예정인데 현재 6개 과제가 지원대상 물망에 올라있다.

ESS 담당인 지경부 유용신 사무관은 “예비타당성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대규모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표준화와 테스트베드 구축 등 보급기반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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