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정유사 고도화설비
![]() |
GS칼텍스, 고도화율 34.6% 가장 높아
SK에너지, 1만6000배럴 추가 확충 예정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석유정제시설 고도화(高度化) 처리 능력(일일 기준)은 4월 현재 SK에너지 21만2000배럴, GS칼텍스 하루 26만8000배럴, S-OIL 14만8000배럴, 13만4000배럴 등 총 76만4000배럴 규모에 이른다. 이를 원유 정제능력 대비 고도화 설비 비율로 환산 즉, 중질유를 경질유로 전환시키는 비율인 고도화율은 SK에너지 25.4%, GS칼텍스 34.6%, S-OIL 22.1%, 현대오일뱅크 34.4% 등으로 정유 4사 전체 고도화율은 28.6% 수준이다.
다만 SK에너지의 경우 앞으로 1만6000배럴의 고도화 설비를 추가로 갖출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다소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유공장에서 고도화시설이란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벙커C유와 아스팔트 등의 중질유를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인 휘발유나 경유로 전환하는 설비로, ‘지상(地上)유전’이라고도 지칭한다. 유전에서 원유를 파올려 땅위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유종을 재생산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이다.
고도화 설비는 중질유에 수소를 첨가해 등유와 경유를 만들어내는 수소첨가분해공정(HCR: Hydrocracker)과 촉매반응으로 중질유를 휘발유로 분해하는 유동층촉매분해공정(FCC: Fluid Catalytic Cracking Unit)으로 구분된다. 탄소배출이 많은 중질유를 고품질의 경질유로 바꿔주기 때문에 친환경시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첨단설비이다.
이들 정유 4사는 원유 정제시설만으로는 날로 까다로워지는 환경기준을 맞추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현실을 극복하고, 부가가치 향상을 도모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전략 하에 추진한 것이 바로 고도화 설비의 확충이다. 그러나 이 설비는 ‘지상유전’ 으로 불릴 만치 부가가치가 높은 반면 엄청난 사업비가 들어 투자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정유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제4 중질유분해시설을 완공, 상업 가동에 들어간 GS칼텍스는 2000년대 이후에만 중질유분해시설 건설에 총 5조원을 투입한 것만 보더라도 이를 반증해 주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이들 정유사들이 고도화 설비 증설에 앞 다투어 적극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도화 설비 증설에는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의 투자금액이 소요되지만 고도화비율이 높을수록 정제마진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라는 정유업계 관계자의 설명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4월 현재 원유정제 능력과는 별도로 정유 4사가 가동 중에 있는 고도화율이 높은 순에 초점을 두고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고도화 처리 능력 26만8천배럴 업계 톱
GS칼텍스는 지난 1995년 12월 완공해 가동에 들어간 No.1 HOU(RFCC, 유동상촉매분해시설)를 비롯 지난 2004년부터 No.2 HOU(HCR,수첨탈황분해시설)를 시작으로 No.3 HOU(VRHCR, 감압잔사유 수첨탈황분해시설)에 이어 이번 No.4 HOU(VGOFCC)까지 2000년대 들어서만 총 5조원을 투입한 전체 중질유분해시설 프로젝트(HOU Project)를 마무리 지은 것이다.
▶No.1 HOU(RFCC, 유동상촉매분해시설)
원유를 상압증류해 얻어지는 중질유를 유동상의 촉매 반응기에 직접 투입, 촉매 반응을 시킴으로써 부가가치가 높은 휘발유 및 LPG(액화석유가스) 등의 경질유 제품을 생산하는 중질유분해시설이다. 총 사업비 8500억원이 투입됐으며, 하루 9만4000배럴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1995년 12월 완공, 가동에 들어갔다.
▶No.2 HOU(HCR, 수첨탈황분해시설)
부지 내에 감압증류시설과 수소첨가탈황분해시설, 윤활기유 생산시설, 황회수시설, 수소생산 시설 및 동력시설을 포함한 시설 등을 갖췄으며 총 사업비 1조5000억원을 들여 하루 6만1000배럴의 중질유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2007년 12월 완공해 가동에 들어갔다.
▶No.3 HOU(VRHCR, 감압잔사유 수첨탈황분해시설)
6만 배럴 규모의 중질유 탈황분해시설을 비롯 수소생산시설, 황회수시설, 유틸리티시설 등을 포함한 시설로 하루 6만 배럴 처리규모로 2조2000억원의 사업가가 투입됐으며, 지난 2010년 12월 가동에 들어갔다.
제1,2 고도화설비 통해 총 13만4천배럴 처리
현대오일뱅크측은 당시 언론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제2 고도화시설은 대산공장 내 108만3000㎡(약 32만8000평) 부지 위에 연 공사인원 220만명, 레미콘 트럭 4만대 분량의 콘크리트가 투입됐으며, 각종 배관의 길이를 합칠 경우 서울-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920㎞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오일측은 지난 2009년 7월 기초 공사가 시작된 이래 1년 6개월만인 2011년 1월 기계적 준공을 완료해 국내 유사규모 고도화 프로젝트 중 가장 최단 시일내 상업가동에 돌입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고 덧붙인바 있다.
현대오일측 관계자는 “고도화율이 높을수록 부가가치가 높은 휘발유, 등·경유와 같은 경질유의 생산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배럴당 정제 마진을 크게 개선할 수 있어 회사 손익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총 21만2천 배럴 설비…고도화율 25.4% 수준
제1중질유분해공장(HOU)은 정유공장에서 공급되는 상압잔사유를 감압증류시켜 수소첨가 반응을 통해 경질유분(프로판, 부탄, 납사, 등유, 경유) 및 중질유분(저유황 B-C)을 생산한다. 특히 제1 HOU 공정에서는 주로 경유제품 4만5000배럴(일일)을 생산하고 있으며 아스팔트, 윤활기유 등도 일부 생산하고 있다. 또한 휘발유 주종인 제2중질유분해공장(FCC)에서는 일일 휘발유 16만7000배럴을 생산한다.
FCC 공장은 고유황상압잔사유를 원료로 수소첨가 탈황 및 유동상 촉매분해반응을 통해 주 제품인 휘발유와 함께 일부 경질유분을 함께 생산하고 있다. SK에너지는 향후 제1, 2 고도화 설비의 공정개선 작업을 통해 2014년까지 하루 1만6000배럴의 고도화 처리 능력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일일 처리량 14만8000배럴 BCC 확충…고도화율 22.1%
S-OIL은 지난 1991년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와 합작을 통해 투자재원을 조달함은 물론 안정적인 원료공급선을 확보하고 BCC 건설사업에 착수, 7년여의 공기(工期) 끝에 외환위기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1997년 4월에 1조원의 사업비가 들어간 1차 BCC투자를 마무리했다. S-OIL의 BCC는 등·경유를 주로 생산하는 수소첨가분해시설(Hydrocracker)과 휘발유를 주로 생산하는 접촉분해시설(RFCC) 및 고유황 벙커C를 처리하여 저유황 벙커C를 생산하는 벙커C탈황시설 (Hyvahl)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중 주로 경유를 생산하는 수첨분해시설은 일일 7만5000배럴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1996년 3월 상업가동에 들어갔으며, 일일 처리능력 7만3000배럴의 휘발유 생산 주종인 접촉분해시설은 이듬해인 1997년 4월 가동을 개시했다. 현재 S-OIL의 고도화 처리용량은 일일 14만8000배럴 규모로 고도화율은 22.1%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