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 전성시대] <1> 소비생활 달라진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5.08.16 22:17

허물어진 온-오프 경계...택시도 음식도 손바닥서


▲해외의 다양한 O2O서비스들. 사진제공=venturescanner


[에너지경제 김동규 기자] 회식이 끝난 김똘똘(가명)씨는 난감해졌다. 대중교통이 끊기고 택시를 타야 하는 상황인데, 택시가 안 잡히는 외딴 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옆에 있는 정대리의 표정은 차분했다. 정대리는 스마트폰으로 몇 번 터치를 한 후 씨익 웃은 다음에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채 몇 분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정대리 앞으로 택시 한 대가 왔다.

김똘똘씨는 택시를 타고 떠나려는 정대리에게 황급히 달려가 아까 스마트폰으로 무슨 일을 한 거냐고 물어봤다. 정대리는 친절하게 요즘 뜨고 있는 택시앱을 알려주고 "내일 봐요"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김똘똘씨는 정대리가 알려준 택시앱을 사용해 무사히 집까지 귀가할 수 있었다.

주말이다. 김똘똘씨는 오랜만에 집으로 친구들을 불러 파티를 하려 한다. 음식을 잘 못해서 배달음식을 친구들에게 대접할 생각이다. 책상 서랍 한 칸에 수북이 쌓여 있는 배달 전단지들을 꺼내 펼쳤다. 그러자 옆에 있던 친구 한 명이 "야야, 내가 할 게 하지마"라고 하며 스마트폰을 꺼내 든다.

"어떤 종류의 음식을 시킬까. 한식, 중식, 일식, 찌개, 치킨, 피자, 해물탕…" 김똘똘씨가 "이건 또 뭐냐"고 물었다. 친구는 답답한 듯이 김똘똘씨를 바라보며 "누가 요즘 전단지 보고 음식 시키냐"며 자신의 스마트폰에 설치된 배달앱 여러 개를 보여 줬다.

바야흐로 O2O(Online to Offline) 전성시대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모바일 환경이 자연스러운 상황이 되자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전통적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우리 생활 곳곳에 O2O가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으로나 국내에서나 현재까지 특별히 이 분야를 선도하는 압도적인 기업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사물인터넷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수년 내에 스마트폰 사용자가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보면 O2O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일어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실제로 국내에도 이미 O2O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양대 포털인 다음카카오와 네이버는 각각 ‘카카오택시’와 ‘샵윈도’라는 O2O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 분야 앱에서도 ‘직방’ ‘다방’과 같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서비스가 인기다. 이뿐만이 아니다. 배달분야의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과 숙박업 분야의 ‘야놀자’와 ‘여기어때’까지 우리 생활 곳곳에는 이미 O2O 서비스가 깊숙하게 침투해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 10대 주목 이슈 중 하나는 O2O였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도 내년에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가 6000억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O2O 시장에서 강자는 아직 없지만 우리 생활 속에서 지금까지와는 매우 다른 형태의 상품·서비스 구입이 진행되는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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