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광물자원+南 기술·자본 융합 시 ‘통일대박’ 기대 효과
한반도광물자원개발(DMR) 융합연구단 지난해 12월 출범
융합연구단, 재료연구소와 협업…13개 위탁기관·5개 기업 참여
北, 8개 광화대중 3개 광화대가 잠재성 높아 ‘주 타깃’
탐사를 비롯 채광, 가공, 소재화까지 ‘토털 사이클’ 기술 개발 목표
남북 통일시대 대비 자원, 인프라 융합기술 확보 기반 조성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고상모 DMR 융합연구단장.
[에너지경제신문 여영래기자] 한반도광물자원개발(DMR) 융합연구단. 북한 내에 매장돼 있는 풍부한 지하자원을 적극 활용, 융합기술 접목을 통해 자원과 인프라 융합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 하에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말그대로 통일시대를 대비, 北 자원+南 자본과 기술을 효율적으로 융합하는 기술을 구축해 미래 먹거리가 될 핵심 광물자원의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만들어나간다는 전략이다.
오는 2021년 11월 30일까지 3년 단위 총 6년간의 연구기간동안 768명의 전문 인력을 투입하게 될 DMR 융합연구단의 총괄 책임자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고상모 단장을 지난 5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나 ‘통일대박’의 마중물이 될 마스터플랜을 들어봤다.
-‘DMR 융합연구단’이 출범하게 된 배경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개방형 On-Site(현지) 융합연구를 통해 미래 성장 기술을 개발, 국가-사회 현안 해결과 신산업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출연(연) 연구시스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연구회는 출연(연)간 자율적 융합연구를 통한 신기술 개발을 위해 지난 2014년부터 현재까지 9개 융합연구단을 실용화형, 미래선도형, 창의형 등으로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하, 지질자원연)에서 주관하는 DMR(Development of Mineral Resources, 한반도광물자원개발) 미래선도형 융합연구단은 남북 통일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자원, 인프라 융합기술 확보라는 국가 사회적 중대 과재를 해결하기 위해 2015년 12월 출범했다.
-연구단의 조직·구성은 어떻게 짜여졌나.
DMR 융합연구단은 주관기관인 지질자원연과 협동연구기관인 재료연구소가 공동으로 지질자원연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13개 위탁기관과 5개 기업이 참여하게 되며, 주관기관에 새로운 조직인 ‘DMR 융합연구단’ 을 2015년 12월 17일 발족해 3개 연구팀(광물자원기술연구팀, 전략광물활용기술연구팀, 금속소재기술연구팀)으로 구성됐다.
주관기관에서 On-Site로 모여 연구하는 연구원 수는 총 40명(박사급 25명, 63% 차지)이며, 위탁기관과 참여기업을 합치면 모두 124명이다.
-남북한 광물자원 관련 최근 환경은.
현재까지 파악되고 있는 북한에서의 부존 규모가 큰 주요 광물종은 마그네사이트, 석회석, 석탄(무연탄), 인상흑연, 철, 금, 은, 연, 아연 등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잠재성이 높은 광물종은 동, 몰리브덴, 중석, 인광석 등으로 평가된다.
또한 평북 정주광산의 희토류도 많은 양이 부존돼 있다고 언론 등에 보도 된 바 있다. 북한에는 다양한 광물종이 부존돼 생산되고 있지만 부존량에 비하면 연간 생산량 규모는 매우 낮은 실정이다.
이는 여러 가지 사유가 존재하지만 R&D 투자의 전무로 인한 기술 부족(부존량 평가, 탐사, 성광, 제련기술 등), 장비의 노후화와 근대식 설비 부족, 열악한 인프라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연유로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의 일반광 및 금속 괴의 對중국 수출액은 4억 달러에서 6억5000만 달러 수준에 불가하며, 무연탄과 철광 對중국 수출이 76∼79% 수준으로 광물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남한의 5.24조치가 시행된 지난 2010년 이후 중국으로의 광물자원 수출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남한은 우리나라 광물자원 수요 규모가 연간 18조9000억 원(2014년 기준)으로 세계 5위 수준에 이르며 수입의존도가 92%를 점하고 있다.
향후 수입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되고 공급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북한의 광물자원의 공동개발은 필연적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고상모 DMR 융합연구단장.
-연구단이 수행하는 연구 내용을 소개한다면.
우선적으로 북한에는 광산들이 밀집 분포하는 8개 광화대(정주·운산 금-희토류 광화대, 무산 철 광화대, 혜산·검덕·대흥 동-연-아연-마그네사이트 광화대, 만년 중석 광화대, 가무리·재령 철 광화대, 평남북부탄전, 함북북부탄전, 안주탄전)가 대표적이다.
이 8개 광화대에 속하는 약 700여개 광상의 개별 광상에 대해 부존량(매장량), 품위, 생산량, 광상 형성의 근원암의 유무와 규모, 지질환경(광상 형성의 지질 구조적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 한 결과 3개 광화대(정주·운산 금-희토류 광화대, 무산 철 광화대, 혜산·검덕·대흥 동-연-아연-마그네사이트 광화대)가 가장 잠재성이 높은 광화대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DMR 융합연구단에서는 이 3개 광화대에서 가장 대표적인 광산인 정주 희토류 광산, 운산 금 광산, 검덕 연-아연 광산, 혜산 동 광산, 무산 철광산, 대흥 마그네사이트 광산 등을 선정, 이를 타깃으로 공동개발에 필요한 5개 맞춤형 핵심기술(부존자원 평가기술, 탐사예측도 향상기술, 자원개발 경제성 향상기술, 자원 활용성 기술, 자원소재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탐사를 시작으로 채광, 가공, 소재화까지 가능한 ‘토털 사이클’ 기술을 개발한다는 목표이다.
광물자원기술연구팀은 자원 탐사 및 부존량 평가를 위한 기술 개발을, 전략광물활용기술연구팀은 채광한 광석의 선광 및 제련 공정을 위한 기술 개발을, 금속소재기술연구팀은 공정을 마친 광물자원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기술 개발을 진행하게 된다.
특히, 금속소재기술연구팀은 재료연구소 연구원을 주축으로 구성돼 있으며 북한 광물자원에서 채광하게 되는 마그네슘, 희토류를 금속 소재로 제조, 부가가치를 높이는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앞으로의 연구단 운영 방향은.
북한 광산의 공동개발을 위한 기술 확보는 북한 현지조사를 통해 수행 하는 것이 가장 바람작하나 현재 상황 하에서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주된 타깃으로 설정하고 있는 북한 내 6개 광산과 가장 유사한 지질환경에서 형성된 테스트베드(Test bed) 광상을 남한과 중국에서 확보해 기술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남한에서는 고성 동광상과 충주 희토류 광상을 선정했고, 중국에서는 지린성(길림성)에 위치한 롱강(Longgang) 철 광화대와 큉쳰지(Qingchenzi) 연-아연 광산, 랴오닝성(요녕성)에 위치한 우롱(Wulong) 금광산, 다스차오(Dashiqio) 마그네사이트 광산을 각각 선정했다.
즉, 북한 광상과 가장 유사한 지질환경에서 형성된 광상을 테스트베드로 선정해 탐사 및 부존량 평가 기술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선광-제련 기술과 소재화 기술은 북한산 광석을 구입해 연구를 진행 할 수 있는 관계로 북한 현지를 직접 가지 않더라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향후 남북관계가 우호적으로 개선돼 남북한 과학기술 교류가 추진된다면 연구단은 북한 지질과학원이나 북한 지질학연구소 등과 협력을 추진, 북한 내 타깃 광상지역 공동조사를 추진하는 것도 연구단은 기대하고 있다.
-향후 기대 효과는.
지난 2012년 기준 북한의 광물자원 연 생산량은 철이 530만 톤, 금 2톤, 동(구리) 1만2000톤, 아연 7만 톤, 마그네사이트가 15만 톤 정도이다.
만약 DMR 융합연구단이 개발한 기술을 적용해 이들 광물자원의 연간 생산량을 약 50% 증가시켜 남한으로 공급된다면 연간 약 13억 달러의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는 남한의 2014년 일반광 총 수입액 173억 달러의 7.5%에 해당되는 양이다. 또한 마그네슘 원소재 개발로 1조7000억 원(세계시장 30% 점유 시), 마그네슘 합금소재 1조5000억 원(세계시장 30% 점유 시), 희토류 자성분말 1조원(세계시장 50% 점유 시), 희토류 영구자석 7조5000억 원(세계시장 30% 점유 시)으로 연간 13조원의 경제적인 기대 효과를 발생 시킬 수 있다는 추산이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3저 구조인 저성장-저물가-저고용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통일‘이라는 경제 재도약의 기회를 확보해야 하며,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통일을 대비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북한은 풍부한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남한의 자본과 기술력이 조합된다면 ‘통일대박’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의 광물자원공동개발을 위한 우리의 준비는 무엇보다도 자원 기술력의 확보다.
선진화되고 독보적인 자원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3D 부존량 평가기술, 탐사기술, 채광기술, 선광기술, 제련기술, 소재화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남북한이 북한 내 광물자원의 공동개발을 시작으로 우리가 ‘자원기술강국’이 되는 꿈을 이루기 위해 ‘DMR 융합연구단’의 새로운 출항은 이미 닻을 올렸다고 할 수 있다.
◇고상모 융합연구단장은…
△부산대 지구과학과 졸업(학사), 서울대 지질학 석·박사
△미국 Texas A&M 대학 연구원
△서호주대학 CET 연구센터 객원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연구본부 선임연구원, 책임연구원, 실장, 본부장
△대한자원환경지질학회 부회장(현)
△한국광물학회 회장(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DMR 융합연구단 단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