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준의 눈] 철강업계의 ‘바다숲’ 사업 주목해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11.24 11:01
김민준 산업부 팀장

▲김민준 산업부 팀장

전날(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철강업계 관계자들과 어기구 의원 등은 ‘철강슬래그를 활용한 바다생태계 복원사업’을 주제로 정책토론을 펼쳤다. 철강슬래그는 말 그대로 철(鐵)과 강(鋼)을 제련한 후에 남은 비금속성 찌꺼기를 말한다. 철강업계는 이 슬래그를 버리지 않고 건축자재나 매립지의 옹벽 등으로 재사용한다. 특히 최근에는 철강슬래그로 인공어초를 만들어 죽어가는 해양생태계를 복원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이는 철강슬래그가 해조류의 성장을 돕는 칼슘(Ca)과 철분(Fe) 등의 미네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가능하다. 철강슬래그로 거대한 집 모양의 구조물을 만들어 이를 바다 깊숙이 던져 놓으면 그 곳에서 해조류가 무성하게 자라 바다숲을 생성해 훼손된 해양생태계의 수산자원을 단기간에 회복시킨다. 특히 철강슬래그를 활용한 바다숲은 해양식물과 퇴적물을 통해 해저에 이산화탄소를 흡수·저장하는 블루카본 역할도 한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바다숲 1ha(헥타르)는 연간 3∼16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한다. 또한 철강슬래그는 철근을 사용하지 않아도 고비중, 고강도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태풍이나 해일에 파손되지 않고 해수 부식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철강슬래그를 활용한 바다숲 조성사업에 앞장서는 곳은 포스코다. 포스코는 2000년 그룹 산하 연구기관인 RIST와 함께 철강슬래그를 재료로 한 인공어초 트리톤을 개발하고, 국내 30여곳의 바다숲에 트리톤 총 6559기를 무상 제공했다. 지난 5월에는 해양수산부로부터 트리톤을 인공어초로 승인받고 울릉도 남부 남양리 앞바다에 트리톤 100기와 트리톤 블록 750개를 수중 설치해 약 0.4ha 규모의 바다숲을 조성했다.

이날 정책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인공어초 제작에 사용되는 철강슬래그에도 탄소저감 가점을 부여하는 등 저탄소 개념의 도입을 통해 바다숲 조성사업을 연안생태계 복원 및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국내 대표 정책사업으로 확대 지속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철강업계는 바다숲 조성사업에 대한 블루카본 측정 방법을 보다 세밀하게 정립하고, 사업의 효율성을 더욱 개선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바다숲 사업이 국내를 대표하는 친환경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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