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오하나-신민정 교수팀, 체지방 예측 역학 모델 개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12.18 13:21

국민건강영양조사 사망원인연계 빅데이터 자료 활용하여 사망위험 연관성 밝혀

고려대

▲ (왼쪽부터)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오하나 교수와 신민정 교수 (사진=고려대)

[에너지경제신문 송기우 에디터] 비만은 체내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로,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암 등 여러 만성질환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은 체중과 키에 기반하여 산출된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값으로 판정하는데, 현재 한국의 경우 체질량지수가 23kg/㎡ 이상인 경우를 과체중, 25kg/㎡ 이상인 경우를 비만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비만의 지표로 사용되어온 체질량지수는 체내 지방 무게와 근육 무게를 구분하지 못하므로, 만성질환의 발생이나 사망위험과의 연관성을 살필 때 한계점이 있어왔다.

고려대학교(총장 정진택) 보건과학대학 오하나 교수와 신민정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임상이나 역학연구에서 쉽게 조사되는 체중, 키, 허리둘레, 연령, 성별, 흡연여부 등의 정보를 사용하여 체내 지방량(body fat mass)과 지방을 제외한 근육량(fat-free mass, 이하 근육량)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그리고 연구팀은 ‘2007-2014 한국인 국민건강영양조사-사망자 연계 44,060명 빅데이터 자료를 활용하여 사망률 및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인 대표 표본인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활용하여 비만과 사망률과의 연관성을 추적조사한 것은 국내 최초이다.

연구팀은 한국인 사망자 연계자료내 44,060명을 추적조사했을때, 체지방량이 많을수록 사망률과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높아진다고 발표했다. 또한 체지방량이 많으면서 동시에 근육량이 낮은 대상자들의 사망위험이 가장 높다는 것을 밝혔다. 이러한 결과는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보다 근육량 감소가 동반된 비만 즉, 근감소성비만(sarcopenic obesity)인 경우에 사망위험이 가장 높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에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오하나 교수는, 조기사망 예방과 건강증진을 위해서는 단순한 체중감소보다는 체지방 감소와 함께 근육의 감소를 막는 데 더욱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번 대규모 전향적 코호트 연구결과 중 흥미로운 것은, 한국인의 체질량지수는 사망위험과 J자 모양의 연관성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체질량지수가 매우 높아도 좋지 않지만 지나치게 낮아도 건강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인데, 고려대 연구팀은 체질량지수가 25-29.9일 때 가장 낮은 사망률이 나타났으며 이 수치보다 더 높거나 낮을 때 사망위험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때 체질량지수가 25보다 낮은 대상자에서 사망률이 높은 것은, 체중은 정상이지만 체지방량이 높은 ‘마른 비만’과 근육량이 줄어든 근감소증에서 일부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신민정 교수는 "한국인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소위 마른 비만 형태는 당뇨병이나 지방간 등 대사성질환에 대한 위험도가 실제 비만인 사람보다도 훨씬 높다."며 체지방량과 근육량 분포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체질량지수가 25-30 구간에 속하면 현재 우리나라 기준으로 비만으로 분류되는데, 이 구간에서 사망위험이 가장 낮았다는 결과는 국내 과체중 및 비만 기준이 재고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사망원인통계 연계자료 연구과제의 일환으로 진행되었고, 영양역학 및 임상영양의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IF 7.831, 상위 3.9%) 9월21일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연구에는 영양역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하버드 보건대학원 Edward Giovannucci 교수팀이 참여했고, 아시아 인구집단의 비만기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우수논문으로 Nature review endocrinology news & views에 소개되며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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