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픽사베이 |
컨설팅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맥킨지)는 최근 ‘2021 글로벌 에너지전망’ 보고서를 발표해 "코로나19는 에너지 지형에 전례 없는 수준의 변화를 일으켰다"며 "화석연료 수요 성장세가 코로나19 이후에도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화석연료 수요는 향후 1년에서 4년 사이에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반등하지만 이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석유와 천연가스 수요는 각각 2029년, 2037년에 정점에 도달하고 석탄 수요는 지난 2014년에 최고치를 찍고 감소세를 이어와 화석연료 전체적으로 봤을 때 2027년에 수요가 피크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함께 산업의 전기화로 전력수요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예고되자 세계 에너지믹스에서 전기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50%까지 확대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재생에너지의 비용이 갈수록 저렴해져 2030년까지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화석연료를 뛰어넘을 것"이라며 "2036년까지는 재생에너지가 세계 발전량의 절반가량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믹스 변화는 이미 예견되어 온 결과다. 특히 자동차 소유의 감소세, 연비 향상, 전기차 대중화 등의 요인들이 코로나19 사태보다 장기적으로 더 크게 에너지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설명이다.
맥킨지의 수석 파트너인 크리스터 트라이제스마드는 "코로나19가 모든 공급원에 걸쳐 에너지 부문에 상당한 충격을 준 것은 분명하지만, 큰 그림은 여전히 저탄소 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신속하고 지속적인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 |
▲연료별 수요전망 추이(단위:테라줄(TJ), 자료:맥킨지) |
그러나 이같은 세계적 탈(脫)탄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파리기후협약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맥킨지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하기 위해선 연간 탄소배출량이 2030년과 2050년까지 현재대비 각각 50%, 85% 가량 감소해야 한다"며 "2050년까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탄소배출량이 앞으로 30년 동안 매년 작년과 같은 수준을 보요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석연료 소비가 줄고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은 현실화되지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1.5도 목표를 달성하기엔 규모가 역부족이란 주장이다. 실제 보고서는 현재 수준의 추세가 앞으로 유지될 경우 2050년까지 감축될 탄소배출 규모는 현재대비 25%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탄소감축을 위한 세계 각국의 예산이 조기에 고갈될 것이란 부분에 있다.
미 경제매체 포브스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 배출량 감축이 이뤄진다고 해도 2100년까지 사용해야할 탈탄소 예산이 2030년대에는 고갈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세계의 1.5도 목표달성이 많이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마련된 각국의 경기부양책 상당수가 화석연료 산업에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 정부가 야심찬 탄소 중립 목표를 발표한 것과 달리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동반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국제 환경협력단체 기후투명성(Climate Transparency)이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0월 중순까지 주요 20개국(G20) 국가들이 에너지산업에 거의 4000억 달러(약 441조원) 가량 지출했는데 이 중 53.5%가 화석연료 부문에 투입됐다. 또 화석연료 산업에 들어간 자금 중 80% 이상은 환경개선 등의 조건이 없는 채 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보고서에 따르면 G20 국가 중 최소 19개국이 자국 석유, 석탄, 천연가스 산업에 재정 지원을 해왔는데 이는 화석연료 사용을 고착화시킬 위험이 있음을 보여준다. G20이 2018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0% 이상, 세계 무역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된 점을 감안하면, 세계 탄소배출의 약 75%을 G20에서 차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포브스는 "요구되는 투자자본의 흐름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들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