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이나경 기자] 바이든 시대가 새롭게 개막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미국 진출에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바이든 당선인이 그동안 ‘오바마 케어 부활’을 꾸준히 강조한 만큼 헬스케어 산업에 우호적인 정책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트럼프 행정부가 폐기한 오바마케어를 다시 시작하고, 이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오바마케어는 지난 2010년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이끌어낸 미국의 의료보험 개혁 법안이다.
오바마케어는 사보험에 의존하는 기존의 미국 의료보험 시스템을 바꿔 미국 국민의 97%를 건강보험에 가입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3200만여명의 저소득층에게 보험 혜택을 주고 중산층에는 보조금을 지급, 의료비 부담을 낮추는 것에 목표를 둔 정책이다. 바이든 당선인의 입장은 국가 주도의 헬스케어 시스템 개선과 약값 통제를 통한 수혜층 확대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신약 연구개발을 투자·지원하면서도 고품질 복제약 사용을 장려해 가격 인상 시도를 차단할 것으로 보인다.
오리지널 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하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바이오 업체들에게는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셀트리온의 경우 이미 미국에서 다수의 바이오시밀러를 판매 중인 만큼 오바마케어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CMO(의약품위탁생산) 사업에 더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고 있어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진단키트 업체와 마스크, 의료보호장비, 의료기기업체 등도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된다. 그간 바이든 당선인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 실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공약대로라면 국민 무료 진단 및 의료 종사자 보호장비 공급 등 지원책이 나오고 미국 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면 관련 수출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EUA)을 받고 수출 중인 국산 진단키트는 17개사, 19개 제품이며 코로나19 항원·항체 진단키트 등으로 FDA 승인을 받은 국내 업체로는 씨젠, 셀트리온, 수젠텍, SD바이오센서 등이 있다. 바이든 후보는 또 오바마 대통령의 기조를 이어받아 치료보다는 예방의햑을 강조하는 정책을 펼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전체 분석을 통한 조기진단 등 정밀의학 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을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국내 주요 유전체 분석 서비스 업체로는 마크로젠, 테라젠바이오 등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든 당선으로 인해 바이오시밀러, 유전자 검사, 기타 검진 분야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는 건 사실"이라면서 "다만 약가 규제 정책도 만만치 않게 전개될 수 있어 업계의 기대감 만큼의 수혜가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바이든 대통령 임기에도 재정절감을 위한 바이오시밀러 활성화 등 정책에 따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며 "글로벌 블록버스터 개발을 위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과 협업 또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나경 기자 nak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