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RPS 입찰 물량, 소규모 태양광 특별 배정 없앤다…"100kW 미만에 경쟁률·낙찰가 과한 혜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3.2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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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지붕에 설치된 소규모 태양광 발전소.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 실시 예정인 올해 첫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부터 설비용량 100kW 미만 태양광 발전소에 그간 특별히 배정했던 선정용량을 없애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전체 RPS 입찰 물량 중 일부를 따로 떼어 내 100kW 미만 태양광 발전소들만 경쟁에 참여토록 함으로써 이들에게 과도한 혜택이 돌아간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 혜택은 소형 태양광 발전사업자가 전용 입찰에 참여할 경우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아 낙찰될 확률이 높고 낙찰가격 또한 높게 받아 전력을 비싸게 팔 수 있다는 점이다.

21일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매번 조금씩 줄여나가던 100kW 미만 태양광 발전소 우선 선정용량을 올해 상반기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부터 아예 없애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100kW 미만 태양광 발전소는 다른 태양광 발전소보다 입찰 경쟁에서 낮은 경쟁률로 높은 입찰 가격을 받아 공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이번 공고에는 100kW 미만 태양광 발전소에 우선 선정용량을 주지 않고 경쟁률에 따라 선정용량 배분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2020년 상·하반기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 경쟁률 및 낙찰가격

구분 상반기 하반기 
경쟁률 100kW 미만 2.38대 1 1.69대 1
100~1000kW 9.63대 1 4.16대 1
낙찰가격(MWh/원) 100kW 미만 161,927 156,223
100∼1000kW 140,653 100~500kW 134,731
500~1000kW 137,843
지난해 RPS 고정가격계약의 경우 상반기 입찰에서 100kW 미만 태양광 발전소에 전체 선정용량 중 50%를 우선 배정했다. 나머지 50%는 100kW 이상 1000kW 미만 35%, 1000kW 이상에는 15%를 각각 배당했다.

그 결과 100kW 미만 태양광 발전소의 입찰 경쟁률은 2.38대 1로 100kW 이상 1000kW 미만 태양광 발전소 입찰경쟁률 9.63대 1의 25% 수준이었다. 입찰가격은 100kW 미만 태양광 발전소가 1000kWh당 16만1927원으로 100kW 이상 1000kW 미만 14만653원보다 15%(2만1274원) 높았다.

하반기엔 제도를 개선해 100kW 미만 태양광 발전소의 우선 배정 용량을 전체의 35%로 낮췄다. 나머지 65% 용량은 100kW 이상 500kW 미만, 500kW 이상 1000kW 미만, 1000kW 이상으로 나눠 각 구간 별 입찰 경쟁률이 비슷하게 나오도록 분배했다. 100kW 이상 500kW 미만 구간에 경쟁입찰 참여자가 많아 경쟁률이 높게 나오고 500kW 이상 1000kW 미만의 경쟁입찰 참여자가 적어 경쟁률이 낮으면 100kW 이상 500kW 미만 구간에 선정용량을 더 분배해 경쟁률을 낮추는 방식이다.

하반기 입찰 경쟁률은 100kW 미만 태양광 발전소가 1.69대 1로 나머지 태양광 발전소 입찰경쟁률 4.16대 1의 40%였다. 입찰가격은 100kW 미만 태양광 발전소가 1000kWh당 15만6223원으로 100kW 이상 500kW 미만 13만4731원보다 16%(2만1492원), 500kW 이상 1000kW 미만 13만7843원보다 13%(1만8380원) 각각 높았다.

에너지공단이 제도 개편을 추진하게 된 것은 이처럼 100kW 미만 태양광 발전소가 입찰 경쟁률이 계속해서 낮게 나와 입찰 가격이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100kW 미만 태양광 발전소는 실제 전력 생산량보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더 지급하는 REC 가중치 1.2를 적용받아 1000kWh당 수익은 실제 입찰 가격보다 더 높게 나온다.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실시 예정인 올해 상반기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에서 100kW 미만 태양광 발전소에 우선 선정용량을 배정하지 않으면 100kW 미만을 포함해 용량별 각 구간의 경쟁률이 같게 나오도록 선정용량이 배정된다. 100kW 미만 태양광 발전소도 RPS 고정가격계약에서 다른 구간과 경쟁률이 같도록 조정되니 입찰 가격이 비슷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재우 한국태양광공사협회 부회장은 "발전소 설비용량 100kW를 조금만 넘어도 고정가격 입찰 가격이 달라져 100kW를 넘는 발전사업자는 억울할 수 있다"며 "태양광 발전소가 100kW 미만으로 몰리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도 개편에 따라 100kW 미만 태양광 발전소의 반발도 예상된다. 정부가 소형태양광 육성을 위해 RPS 고정가격계약에서 100kW 미만 태양광 발전소에 혜택을 줬는데 결국 이를 없애는 조치기 때문이다.

홍기웅 전국태양광발전협회 회장은 "정부에서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 보호를 위해 정책을 펼치고 있었는데 100kW 미만 태양광 발전소에 선정용량 배당을 35%에서 낮추고 이를 이제 아주 없앤다면 정부의 기존 정책에 완전히 역행하는 것"이라며 "고정가격 계약에서 소규모 태양광 발전 사업자의 경쟁률이 높아져 불만이 터져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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