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소주 동남아 홀리다①] 참이슬 '보드카 하노이' 제쳤다...K소주 동남아서 연매출 40% 급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3.28 16:05

소주매출 연평균 베트남26%·캄보디아43% 상승



하이트진로 등 주류 기업 소주 판매 매장 확대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사는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한국 드라마 ‘이태원 클라스’를 보고 한국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던 차에 한국식 고기부페 ‘진로 비비큐’가 회사 주변에 있다는 것을 알고는 직장 동료와 함께 가서 삼겹살과 소주를 주문했다. 드라마 속 배우들이 소주를 마시던 장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A씨는 처음에는 호기심에 소주를 주문했으나, 고기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는 소주의 맛에 반했다. 즐겨 마시던 타이거맥주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의 맛으로 느껴졌다. 이 때부터 퇴근 후 종종 한국음식점을 찾아 소주를 즐겨 마시고 있다.

동남아에 한국 소주, 이른바 ‘K소주’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현지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한국소주의 매출은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국내 대표 주류기업들은 소주 취급 매장을 늘리거나 한류 연예인을 앞세우는 마케팅으로 시장 장악을 바짝 높여나가고 있다.

28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2016~2020년) 동남아 전체의 소주 매출 신장률은 연평균 20~30%를 기록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베트남과 캄보디아만 보면 소주 매출이 연평균 각각 26%, 43% 성장했다. 소주 수출은 베트남의 경우 2016년 163만 달러에서 2017년 236만 달러, 2018년 236만 달러, 2019년 389만 달러, 지난해 412만 달러까지 확대됐으며 캄보디아는 2016년 28만 달러에서 2020년 117만 달러를 기록, 4배 증가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일본 등 다른 아시아 수출이 정체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이같은 성장세 속에서 한국소주가 동남아 주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은 2019년 베트남 스피리츠(spirits, 증류주) 시장에서 국민보드카인 ‘보드카 하노이’를 제치고 브랜드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하이트진로가 동남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월 베트남 박닌(Bac Ninh)시 번화가에 ‘진로비비큐(JINRO BBQ) 2호점’을 열었다. 지난 2019년 1월 하노이에 1호점의 문을 연 지 2년 만이다. 진로 비비큐는 하이트진로가 직접 운영하지 않고, 현지 프랜차이즈 경험이 있는 업체가 맡아 소주를 고기와 함께 판매하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소주를 음식과 함께 즐기는 문화다 보니 음식점을 공략하겠다는 판단이다.

캄보디아에선 현지 편의점과 대형마트에 진로 전담 마케팅 인력을 배치, 현재 이 국가 거래처에서 진로 제품 이미지로 꾸민 롤스로이스 차량으로 거리 홍보를 펼치고 있다. 또 국내 가수인 ‘아이유’를 모델로 세워 TV광고와 사회관계망서서비스(SNS)로 홍보하고 있다.

주류업계 양대 산맥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롯데칠성에선 동남아 시장 공략 카드로 과일맛 주류를 꺼낸 상태다. 외국 소비자들이 과일의 단맛이 가미된 주류를 선호하는데 착안한 것. 실제로 롯데칠성 측은 동남아 현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음용테스트를 진행한 후, ‘과일 소주’라 불리는 ‘순하리‘를 적극 수출하고 ‘순하리 딸기’, ‘순하리 블루베리’, ‘순하리 요구르트’ 등 수출전용 과일소주를 개발해 시장을 넓히고 있다. pr9028@ekn.kr

서예온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