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일한 낮은 도수 증류수
- 한류 영향
- 과일주 접근이 쉬워
![]() |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하이트진로의 ‘진로비비큐’를 찾은 현지 고객들이 고기와 함께 한국소주를 즐기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한국 소주가 동남아시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 잡고 있는 원인으로 업계는 낮은 도수와 한류, 쉬운 과일주 접근방식을 꼽고 있다.
와인과 양주 등 세계 각국의 술과 비교해 소주의 도수는 낮은 축에 속한다. 실제로 40도 넘는 증류주 시장에서 세계에서 유일한 20도 안팎의 증류수다. 최근에 16도 가까이 내려간 소주도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점이 이 지역 젊은 층을 공략할 수 있었다는 것. 최근 동남아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젊은 층들이 도수가 높은 주류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그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낮은 도수의 증류주를 찾고 있다.
여기에 한류 영향으로 한국 문화에 호감을 느끼는 현지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소주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베트남 한류 열풍은 주역은 지난 2019년 박항서 축구 감독이다. 그가 이끄는 베트남 국가 대표 축구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하기 시작한 것. 그 해 현지 시장 조사업체인 ‘Q&ME’가 베트남 18세 이상 남녀 9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6%가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응답자의 68%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좋아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베트남 현지 언론사인 VN익스프레스는 2000년대부터 베트남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시작된 한류 열풍이 계속 거세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소주 수출은 교민이나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며 "그러나 동남아시아의 경우 한류의 영향으로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이 이뤄져 소비층이 확대되면 만큼 매출 성장세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과일 소주 판매로 소주 접근성이 개선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선 과일 소주의 경우 한때 반짝 인기를 끌었던 정도에 그쳤다. 반면 해외 시장에선 칵테일처럼 맛있는 술로 인정받아 현지인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의 자몽에이슬, 청포도에이슬, 자두에이슬, 딸기에이슬 등 과일리큐르 4종 판매량은 2016년부터 4년간 매년 약 105%씩 성장했다. 하이트진로는 과일소주를 전 세계 50여 나라에 수출하고 있다. 이 같은 인기로 전체 하이트진로 소주 수출량 가운데 과일리큐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2.7%에서 올해 17.6%까지 뛰었다.
롯데주류 과일소주 ‘순하리’도 수출 부문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순하리는 2015년 첫 수출 이후 현재 미국, 캐나다, 베트남, 대만, 호주 등 전 세계 30여개 나라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2019년까지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롯데주류는 순하리 딸기, 블루베리, 요거트 등 수출 전용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순하리’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꾸준히 인기가 증가하고 있다"며 "각 나라별 문화와 소비패턴을 고려한 마케팅으로 ‘처음처럼’과 ‘순하리’를 내세워 글로벌 공략에 힘써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