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바라카 원전 상업운전의 의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4.13 10:00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

정범진 경희대 교수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지난주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의 바라카1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우리가 수출한 원전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축하의 뜻과 바라카 2·3·4호기의 남은 과정의 성공을 기원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한다.

바라카1호기의 상업운전에 대해 해외매체는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첫째, 기술적 기반이 없는 나라가 민간 원자력 프로그램을 통해 불과 10년 만에 상업원전을 운영하게 된 것을 높이 평가했다. 이것은 한국전력공사과 한국수력원자력의 실력과 헌신적 노력의 결과이므로 UAE에 대한 칭찬이라기보다는 우리에 대한 칭찬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둘째, "전력생산 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한 올바른 방향으로의 일보(一步) (A step in the right direction for the decarbonisation of our power sector)"라 기술하고 있다. 그간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태워서 전기를 생산함에 따라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보다 온실가스 효과가 20~30배인 천연가스의 부분적인 누설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그중 일부를 원전으로 대체하면서 지구적 온실가스 배출저감에 UAE도 합류했다는 의미이다.

이미 UN IPCC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패널), 영국의 탄소중립 정책, 바이든/해리스의 기후변화대응은 원자력을 포함하고 있다. 청정에너지는 깨끗한 에너지가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발전원에 붙이는 특별한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셋째, 에너지 안보의 향상이다. 원자력이라는 매우 적은 양의 연료를 필요로 하는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것이 에너지 안보이다. 우라늄 1그람이 석탄 3톤 또는 석유 9드럼의 에너지를 낸다. 연료의 양이 적으니 비축도 쉽고 폐기물도 적다. 그게 에너지 안보이다.

마지막으로 원자력발전사업의 가능성을 세계무대에 보여준 것이다. 세계는 바라카 원전의 운영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위축된 원전건설 생태계에 대한 부활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이것이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기후온난화에 대처하기 위한 활동의 진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초기에는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시설을 자국에 두지 않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결과는 우습게도 미국의 제철공장이 중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적으로 보면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은 동일하다. 다만 위치만 바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한 중국만 온난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이 방법은 실질적인 배출억제가 아니었다.

다음은 탄소 배출권 거래로 진전하였다. 한 나라가 이산화탄소를 초과 배출해야 한다면 다른 나라로부터 배출권을 구매하는 것이다. 또 다른 나라에 재생에너지 설비 등을 보급하여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면 그 억제된 양만큼 기여한 국가가 배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배출권 거래에서 원자력발전소의 보급은 빠져 있다. 예컨대 어느 나라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원자력발전소를 대체한다면 범지구적으로 막대한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저감할 수 있는데 말이다.

지구온난화가 지구적인 문제이고, 이미 도래한 문제이며, 시급히 대처하지 않으면 인류를 절멸시킬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한다면 원전을 이용한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다. UN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패널)이나 바이든 정부도 원자력을 이산화탄소 배출저감의 중요한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만 선동가에 놀아난 결과 실적으로 입증된 원전을 불안히 여기고 낙후된 20년 전의 기후변화 대응방식에 묶여서 원전을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다른 나라에 원전을 건설하는 것은 단지 수출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의미만 지닌게 아니다. 범지구적 기후온난화에 기여하는 것이고 우리 젊은이들의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필자는 우리가 100기 이상의 원전을 전세계에 공급하고 우리 젊은이들이 운영해주는 날을 고대한다. 탄소저감을 위한 인류의 노력에 기여하고 국부를 창출하는 캐쉬카우가 되기를 희망한다. 선동가들에 놀아나지 않고 마음만 제대로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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