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2500억원 줘도 싫어" 수도권 대체매립지 공모신청 지자체 0곳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4.14 15:41

2025년 서울 쓰레기 대란 우려
서울 "2028년까지 인천 매립지 사용 연장해달라"
인천 "30년간 주민들 고통…예정대로 2025년 매립지 닫겠다"

[에너지경제신문 윤민영 기자] 2500억원의 특별지원금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대체매립지 공모에 나선 지자체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수도권에서 대체매립지를 찾지 못하면 2025년부터 쓰레기 대란에 직면하게 된다. 급한대로 시는 인천 오류동 매립지 사용 기간을 3년 연장할 뜻을 내비쳤지만 인천시는 예정대로 2025년 이후 타 수도권 쓰레기를 받지 않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지자체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전망이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월 14일부터 3개월간 수도권 대체매립지 공모가 진행됐지만 공모 마지막 날인 이날까지 신청 지자체는 한 곳도 없다. 대체매립지 공모는 시와 경기도, 환경부로 구성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서 주관했다. 대체매립지 공모 조건은 220만㎡(실매립면적 170만㎡) 이상의 수도권 부지다.

대체매립지 공모에 대한 수도권 지자체들의 반응이 미온적이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30일 후보자 토론회에서 인천시와 협의해 오류동 매립지 사용을 2028년까지 늘리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인천시는 더 이상 타 수도권 폐기물을 받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어 충돌이 예상된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 7일 "새 서울시장에게 발생지 처리원칙에 맞게 폐기물을 각자 처리하자고 얘기하겠다"며 "수도권 매립지로 30년 넘게 고생한 인천시민을 위해 계획대로 2025년에 매립지를 닫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인천 매립지를 2028년까지 연장하더라도 이는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아 새로운 대체매립지 발굴이 급박한 상황이다.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서울과 인천,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 전체의 일일 폐기물 총 발생량 평균은 17만4741톤이다. 이 중 서울은 4만7996만톤으로 수도권 전체의 27.5% 비중을 차지한다. 경기도는 9만5730톤, 인천은 3만1015톤으로 각각 54.%, 17.7%의 비중이다.

어용선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자원순환과 자원순환정책팀장은 "예전에는 지자체별로 개별 매립지를 썼고 서울도 난지도 매립지가 있었지만 현재 서울에는 폐기물 매립을 감당할 부지가 없다"며 "15일 대체매립지 확보 추진단 회의에서 공모 후속조치에 대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대체매립지 공모 활성화를 위해 2500억원의 특별지원금을 제공하고 반입수수료의 50% 추가 가산금을 지자체에 매년 제공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쓰레기 매립지가 님비 시설이라는 점을 감안해 주민도 약속했다. 시설 설치 사업비의 20% 이내에서 주민편익시설을 설치하고 폐기물 반입수수료의 20% 이내에서 주민지원기금을 제공하는 식이다.

아울러 2019년 256만톤이었던 매립량을 2026년까지 100만톤 이하로 줄이고 시도별 소각장 등 폐기물 처리시설을 확충해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소각재·불연물 위주의 매립도 약속했다.

수도권 대체 매립지 공모 무산이 확실시 되면서 환경부는 조만간 수도권 서울·경기·인천과 구성한 4자 협의체를 가동해 매립지 문제 해법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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