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인플레이션 시대…주식·부동산·원자재·비트코인·목재 다 올랐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4.26 08:05

모든 자산 다 오르자 과거 ‘광란의 20년대’·‘닷컴버블’ 떠올라

2021042701001216600052211

▲미 월가(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주식 비트코인은 물론, 건축 재자 등까지 모든 자산 가격이 치솟았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로 금리’ 기조와 이에 따른 투자자들의 개선된 투자심리 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그러나 다양한 자산이 한꺼번에 오르는 것은 드문 현상인 만큼 글로벌 시장이 거품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목재 가격은 최근 역대 최고로 치솟았고, 미국의 주택 매매 건수는 부동산 거품 붕괴 직전인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 23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목재 근월물은 1000보드피트(bf)당 1372.50달러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목재 선물가격은 올 한해에만 57% 가량 급등했다.

같은 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1.2% 상승한 62.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도 올들어 28% 오르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다.

증시도 마찬가지다. 미국, 프랑스, 호주 등 각국의 대표 주가지수 역시 코로나19 사태로부터 빠른 회복을 보여 올해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각각 23번, 21번 신고점을 갈아치웠다.

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은 최근 급락 직전 사상 첫 6만달러 고지를 돌파했고, 심지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장난삼아 만든 도지코인까지 폭등해 세계 각국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kakaotalk_20210426_161205014.png

이처럼 다양한 자산시장이 동시에 들썩이는 것은 100년 전 ‘광란의 20년대’(Roaring ‘20’s)와 비슷하고, 기술주 고평가 현상은 20여년 전 ‘닷컴버블’과 비교된다고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에 따라 대다수의 투자자는 과거 버블과의 ‘데자뷔’을 우려해 대규모 조정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시가 얼마나 과열된 상태인지는 지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S&P 500의 실러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은 최근 20년새 가장 높은 37.6으로 역대 최고였던 1999년 12월 44.2에 근접했다.

S&P 500의 주가수익비율(PER)도 현재 26배에 달한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테슬라의 PER은 무려 1,130배나 되고, 엔비디아는 86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1980년대 일본의 자산버블 붕괴와 2000년 닷컴버블 붕괴를 예측한 유명 투자자 제러미 그랜섬은 WSJ에 "이번 상황은 우리가 과거 겪었던 다른 어떠한 버블과도 다르다"며 "과거의 버블은 경제 여건이 완벽에 가까워 보일 때 일어났지만 이번에는 경제가 어려운 상태에서 시장이 어마어마하게 치솟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탄탄한 경제 성장이 견인한 과거 호황기 때는 연준 금리를 올려 거품을 터뜨리는 역할을 자임한 반면, 현재 연준은 아예 ‘저금리가 자산 거품을 키운다’는 개념 자체를 부인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의 경우 연준이 제로금리를 2023년까지 유지할 방침이고, 정부와 의회는 수조달러의 천문학적 재정부양으로 시장에 돈을 풀어 경기회복을 우선시한다.

따라서 상당수 투자자는 금리가 낮게 유지되는 한 자산 가격이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는 믿음을 거두지 않고 있다.

캠브리아 인베스트먼트의 멥 페이버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자산이 과열됐다고 무너지라는 법은 없다"며 "(거품 우려 등으로) 일찌감치 빠져나간다는 것은 잠재적으로 몇 년간의 수익을 잃을 수 있는 리스크를 무릅쓴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미국의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 980억달러가 유입돼 월별 기록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는 사실도 아직 거품이 정점에 다다르지 않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최근 뉴욕증시에서 주요 성장주들의 상승세가 꺾이고 연일 급등하던 비트코인마저 20% 이상 빠지면서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이달 초 E*트레이드 여론조사 결과 미국 투자자의 70%는 시장이 완전히 또는 다소 거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