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건수, 3월에만 16만4375건
가입자 수 늘어난 알뜰폰 업체, 실적도 '쑥'
5G에 IoT 겹호재…연내 1000만 달성 가시화
[에너지경제신문 정희순 기자] 일반 고객들 사이에서는 기존 이통사 요금제에 알뜰폰 요금제로 갈아타는 ‘번호이동’ 사례가 많은 추세다. 과기정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번호이동’을 통해 알뜰폰으로 유입된 건수는 16만4375건에 달한다. SK텔레콤(10만1531건)이나 KT(7만6713건), LG유플러스(7만6262건)의 번호이동 유입 수와 비교하면 현저히 높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도 알뜰폰으로 번호 이동한 건수는 45만9603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번호이동에 따른 유입 건수가 가장 적었던 KT(23만8992건)와 약 2배 차이가 난다.
관련업계는 알뜰폰이 서비스 10주년을 맞이한 올해, 드디어 통신 시장에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평가한다. 2011년 출범 당시 정부는 시장의 경쟁 활성화를 고민하던 중 이통사의 망을 빌려 사업을 벌이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육성’ 카드를 꺼냈다. 통신망이나 주파수가 없는 사업자에게 이동통신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하게 해주고, 애칭을 ‘알뜰폰’이라 붙인 것이다.
◇ 편의점 유심 배송·지인 간 결합도…알뜰폰 업체간 경쟁도 ‘격화’
알뜰폰 업계는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저마다 특화 서비스를 내놓으며 경쟁하는 분위기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업체들은 늘 판로가 고민이었는데 쿠팡이나 11번가 등 온라인에서 유통채널이 다양화되면서 확실히 판로가 넓어졌다"며 "업계가 젊은 층의 이용패턴에 맞춘 다양한 요금제를 출시하고 여러 특화 서비스를 선보인 것도 알뜰폰이 인기를 끈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LG헬로비전 헬로모바일은 후불 유심(USIM) 카드를 30분 내로 배송받을 수 있는 ‘유심 배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배달 앱 요기요나 네이버 주문, 위메프오를 통해 유심 카드를 주문하면, 가까운 편의점에서 30분 내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KT엠모바일은 지인 간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결합 요금제도 내놨다. 이용자가 한 달에 최소 4400원을 내면 다른 이용자로부터 데이터를 최대 2GB(기가바이트)까지 제공받아 사용할 수 있다. 데이터 사용량이 많지 않은 고령층이나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의 수요에 집중한 요금제다.
알뜰폰 업체의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 지난해 가입자 수를 크게 늘린 업체의 경우 지난해 영업 손실 규모를 큰 폭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알뜰폰 업체 1위인 KT엠모바일은 지난해 가입자 80만 명을 넘어섰고, 영업손실 규모도 전년대비 약 34.4% 줄였다.
지난해 1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신규 유입한 미디어로그의 경우 지난해 11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2019년 925억원의 손실액을 약 800억원가량 줄인 것이다. 지난해 매출은 2184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8.5% 증가했다.
◇ 5G·중고거래↑·커넥티드카도 ‘활황’…겹 호재에 웃는 ‘알뜰폰’
관련업계는 알뜰폰의 연내 1000만 가입자 달성이 그리 요원한 일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 ‘자급제+알뜰폰’이 대세로 자리한 데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제조사들이 ‘자급제폰’ 시장을 겨냥한 가성비폰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어서다.
중고 스마트폰 거래량이 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점 중 하나다. 중고폰 B2B(기업 간 거래) 거래 플랫폼 사업자 유피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중고 스마트폰 거래량은 130만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6만건)보다 12% 가량 늘었다. 실제 중고거래 업체들은 중고폰 관련 사업 부문을 강화하며 ‘알뜰폰+중고폰’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5G 가입자 유입에 거는 기대도 크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알뜰폰 업체들은 지난달부터 다양한 5G 요금제를 독자적으로 출시할 수 있게 됐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기존 이통사에 없는 가성비 좋은 5G 요금제 설계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커넥티드카 등 IoT(사물인터넷) 회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연내 1000만 돌파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현대·기아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들은 지난해 알뜰폰사업자로 등록한 후 MVNO 망을 이용해 차량제어와 인포테인먼트 등 차량 내 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hsjung@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