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 블록체인 기반 NFT 게임에 번번이 '등급 분류 거부'
-업계는 "NFT 성장성 높다"…블록체인 게임 개발 '가속화'
-학계 "게임 산업 도약 만들 절호의 기회…전향적 노력 필요"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국내 게임사가 자체 개발한 NFT(대체불가토큰) 블록체인 게임이 규제당국으로부터 또다시 등급분류 거부 판정을 받았다. NFT 게임이 아이템 현금화에 따른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업계 안팎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NFT를 활용한 서비스가 크게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당국의 이 같은 규제가 국내 게임 산업의 성장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물관리위원회는(게임위) 지난 20일 NFT 게임 개발사 스카이피플이 자체 개발한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for Klaytn)’에 대해 또다시 등급 거부 판정을 예고했다. 당초 이 게임은 15세 이용가로 게임위에 등급 분류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한 뒤 19세 이용가로 등급 분류를 재신청했으나 또다시 등급 거부 판정을 받은 것이다.
현재 국내에선 NFT 블록체인 게임이 정식 등급분류를 거쳐 서비스하는 것이 불가하다. 민간 자율심의를 거쳐 나오더라도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모니터링을 거쳐 등급분류 취소 결정을 내리고 있다. 앞서 스카이피플은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의 거래소 기능 등을 제외하고 민간 자율 심의를 거쳐 게임의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게임위는 해당 게임에 대해서도 최근 등급분류 취소 확정을 구글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위가 NFT 활용 게임에 대해 이 같은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사행성을 우려해서다. 게임 아이템이 암호화폐와 연동돼 현금화가 가능해지면, 얼마든지 사행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에서는 게임 내 ‘기록보관소’를 통해 수집한 아이템을 NFT화할 수 있다. 이용자의 게임 계정은 생성 시점부터 가상자산을 보관할 수 있는 지갑이 되며, NFT 아이템은 별도의 지갑으로 옮겨 평생 소장하거나, 지갑 주소를 통해 타인에게 전송할 수 있다.
게임위의 이같은 처분에도 관련업계는 여전히 블록체인을 활용한 NFT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카카오게임즈와 네오위즈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블록체인 기반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과 공급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위메이드의 경우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게임 유통플랫폼 ‘위믹스’를 선보였으며, 현재 여러 종의 관련 게임을 글로벌에 출시한 상태다.
NFT 기술을 게임에 접목하면 디지털 정보에 불과했던 게임 아이템이 실제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게임서비스가 종료되면 이용자가 구매한 게임 내 아이템의 가치도 함께 사라졌지만, NFT에 기반한 게임 아이템은 게임 서비스가 끝나도 이용자가 아이템에 대한 권리를 온전히 가질 수 있다. 업계는 해당 기술이 확률형 아이템 조작 논란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게임 내에서 발생하는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모두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조작 논란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학계에서도 블록체인 기반 NFT 게임의 혁신성이 사회경제적, 산업생태계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친다는 연구가 나왔다. 지난달 한국게임학회 논문지에 등재된 ‘대체불가능토큰(NFT) 기반 블록체인 게임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요소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NFT 기술 기반의 블록체인 게임은 정당한 유통 경제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한 과세 구조의 확립도 가능해 진다"면서 "블록체인 게임의 혁신성은 기존 게임 생태계의 기득권을 무력화하고 새로운 규칙에 의해 새로운 플레이어의 등장을 가능하게 하는 Change agent(변화 주도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면서 "아직은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은 지금이 우리나라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며 게임 산업의 또 다른 도약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며, 이를 위한 시간적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시의적절한 정책입안 및 실행의 전향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