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은경 대한제분 브랜드 마케팅 과장 인터뷰
2030세대 20%만 곰표 브랜드 인지 위기감
‘상표권 무단도용’ 4XR에 역으로 협업 제안
▲대한제분 밀가루 브랜드 ‘곰표’를 활용한 컬래보레이션 제품들. |
대한제분이 지금까지 선보인 협업 대상만 25종이다. 최근에는 수제맥주 업체 ‘세븐브로이’와 협업해 선보인 ‘곰표밀맥주’가 국민맥주로 불리는 ‘카스’를 제치고 편의점 맥주 1위에 오르면서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에너지경제신문은 곰표 협업을 담당하고 있는 변은경 대한제분 브랜드 마케팅 과장과 협업 흥행 비결에 대해 인터뷰했다.
- 컬래버레이션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 신동씨가 공항에서 ‘곰표’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우연히 발견한 것이 협업의 계기가 됐다. 해당 제품은 의류 브랜드 ‘4XR’의 제품이었다. 처음에는 상표권 무단 도용에 대해 황당한 마음이 들었지만 동시에 ‘곰표 티셔츠가 연예인이 입을 정도로 괜찮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당시 설문조사에서는 2030세대 소비자 중 단 20%만 ‘밀가루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에 곰표를 답했다. 이런 충격적인 결과에 회사에서는 2030세대가 곰표를 모르면 대한제분의 미래가 없을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들었다. 이에 곰표 브랜드 활성화 방안을 찾고 있었는 데, 마침 곰표 티셔츠를 발견했다. 그래서 4XR에 상표권 도용에 대해 제재 요청을 하는 대신 역으로 본격적인 협업을 제안했다, 적을 동지로 품은 ‘오월동주(吳越同舟, 적대 관계에 있는 사람끼리 이해 때문에 뭉침을 비유한 말)’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당시 4XR는 빅사이즈 의류브랜드인 만큼 곰표가 가진 푸근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와 매칭하면 반응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4XR과 협업을 통해 1차와 2차에 걸쳐 각각 100매씩 5가지의 디자인(한정수량)을 선보였다. 첫 협업 인만큼 소비자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티셔츠를 밀가루 포대 안에 넣고, 튀김가루랑 밀가루도 함께 보는데 소비자 반응이 좋았다, 당시 선보인 제품은 모두 완판됐다.
- 협업 기업 선정 기준이 있나.
▲ 우선 소비자에게 얼마나 진정성 있는 제품을 개발해 제공할 수 있느냐를 가장 우선으로 생각한다. 바로 제품 차별화다. 제품 차별화를 기반으로 위트, 재미, 반전을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에 함께 협업하며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의 기획 및 개발 기간을 거쳐 제품이 탄생되고 있다. 특히 단순히 라이선스를 드리는 게 아니라 제품 기획부터 마무리까지 다 참여하고 있다. 디자인 여력이 없는 기업의 경우 디자인에 도움을 주기도하고, 제품 기획 아이디어도 같이 참여하고 있다.
- 옷부터 화장품, 맥주까지 대상도 다양하다. 가장 성공한 사례를 꼽는다면
▲ 가장 성공한 사례는 ‘곰표밀맥주’다. 수제맥주 업체 세븐브로이와 손잡고 선보인 곰표밀맥주는 과일향에다 달콤하고 도수가 낮아 여성 소비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맥주 인기에 함께 짝궁으로 선보인 ‘곰표 나쵸’ 역시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 곰표 캐릭터가 젊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 회사에서는 젊은 소비자들이 캐릭터 ‘표곰’이 보다는 곰표가 가진 아이덴티티(정체성)를 재미있게 봐주신다고 생각하고 있다. 기존에 화장품 업체 ‘스와니코코’와 했던 컬래버 팩트도 밀가루는 하얗다는 속성을 감안해 출시된 제품인데 뷰티 프로그램 ‘겟잇뷰티’에서 1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컬래버가 레트로 열풍과 더해지면서 곰표 브랜드 자체가 ‘힙’한 트렌드로 자리잡았다고 생각한다.
- 협업 흥행 비결은
▲정말 괜찮은 제품에 저희 브랜드가 입혀져 시너지가 나는 것이 흥행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제품이 뜨고 그 제품을 소비자가 경험함으로써 컬래보가 흥행한다고 본다.
-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은
▲ 많은 소비자들이 오해하고 있지만 곰표는 캐릭터가 아니라 브랜드다. 앞으로는 소비자와 소통하기 위해 브랜딩 활동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금년에는 제분회사의 특성을 살려 식품과 연관된 마케팅 활동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할리스와 해피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를 통해 ‘밀가루’와 연계된 마케팅 활동을 늘려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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