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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ESS협회가 지난 24일 산업통상자원부 정문 앞에서 ESS현안 해결 탄원 집회를 하고 있다. 한국ESS협회 |
ESS 제조업체인 삼성SDI가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조만간 자사 공급 ESS 사용자의 제품 활용 가동률 권고치를 80%에서 90%로 올리기로 했다.
ESS 가동률은 그간 잇단 ESS 화재사고의 주요 원인 지표로 꼽혔다. 이에 정부가 ESS 가동률을 90%로 제한했다.
ESS 설치 태양광 사업자들은 제품을 팔 때는 가동률이 100% 가까이 나온다고 마케팅한 ESS 제조업체들을 상태로 손실보상을 요구했다.
높은 가동률이 화재사고 원인 중 하나였고 그래서 정부가 가동률을 제한해 ESS 제조업체가 홍보한 제품의 효율을 내지 못했으니 이에 따른 손실을 제조업체가 보상하라는 것이다.
이에 ESS 제조업체들은 ESS 설치 태양광 사업자들에게 당분간 가동률을 정부의 제한 기준치 90%보다 낮은 80%까지 낮출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ESS 제조업체들은 최근 제품의 안전성을 확인하고 가동률 권고 기준을 정부 제한 기준치까지 올려 원상복귀해도 된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2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삼성SDI는 ESS 가동률을 올해 하반기 90%로 원상복귀 하겠다"고 밝혔다. ESS 가동률 80%로 제한된 지 1년여 만의 일이다.
ESS 사업자에 따르면 ESS는 95∼97% 가동률로 활용될 수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ESS 화재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지난해 2월 화재예방 조치로 가동률을 90%로 제한했다. 정부에 이어 ESS 제조업체인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추가 안전조치로 가동률을 80%로 하향을 권고했다. 졸지에 ESS 사업자들은 ESS를 본래 사용할 수 있는 양에서 15∼17%포인트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ESS 사업자들은 정부와 제조업체의 ESS 가동률 제한 수치보다 높게 가동하면 사고 시 책임을 져야 해 제한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ESS 사업자들은 태양광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ESS에 저장하고 판매한다. ESS에 저장된 전력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가 5.0이 적용된다. REC가 일반적으로 생산한 태양광 전력보다 5배가 더 나와 REC를 많이 판매할 수 있다. 정부는 ESS가 전력 계통의 부담을 덜어준다 보고 REC 가중치를 높게 부여해 ESS 사업자를 우대해줬었다. 태양광 발전소는 전력을 낮에만 생산해 일정 규모의 전력공급을 지속적으로 필요로 하는 전력공급망에 부담을 준다. 낮에 생산한 전력을 ESS에 저장해놓고 밤에 전력을 배출해 전력공급망에 부담을 덜어주는 게 ESS 우대 정책의 목표였다.
그러나 화재예방 조치로 ESS 가동률이 최대 17% 하락하면서 ESS 사업자들이 얻는 REC도 그만큼 줄어들었다. 다만 기업들은 정부 기준치보다 더 낮은 추가 ESS 가동률 제한 10%에 대해서는 보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ESS사업자들은 본래 제품 성능만큼 ESS를 사용할 수 없는데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다.
박동명 한국ESS협회장은 "태양광 연계형 ESS 사업으로 판매하는 REC를 비쌀 때 팔 기회도 있는데 현재 상대적으로 낮은 REC 가격 기준으로 사업자에게 보상하기도 한다"며 "사업자들은 왜 가동률을 제한받아야 하는지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태양광 발전소에 ESS를 설치한 사업자들이 모여 만든 한국ESS협회는 지난달 24일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ESS 화재원인을 규명하고 가동률 제한 등에 따른 피해를 보상하라고 시위를 펼쳤었다.
사업자들은 정부 규탄과 함께 제한가동에 따른 피해를 계약용량 기준으로 일괄 배상하라고 업체들에 요구하기도 했다.
먼저 움직인 건 LG에너지솔루션이었다. 지난달 26일 LG에너지솔루션은 ESS 화재 원인을 중국에서 초기 생산된 ESS 전용 전극에서 찾았다. 문제가 있는 해당 제품을 리콜하기로 해 배터리 교체 및 추가 조치에 필요한 비용을 약 4000억원 수준으로 봤다. 이와 함께 리콜 대상 제품을 제외하고 ESS 가동률을 정부 기준치인 90%로 원상 복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화재원인을 규명하고 가동률은 다시 높였지만 삼성SDI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 사업자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더 높아졌다. ESS 사업자들 상당수가 삼성SDI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서다. 한국ESS협회에 따르면 협회 소속 ESS 사업자의 80% 이상이 삼성SDI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에 삼성SDI도 ESS 가동률을 올해 하반기 내에 80%에서 정부 제한 기준인 90%로 올리겠다고 밝힌 것이다. 다만 삼성SDI는 LG 에너지솔루션처럼 리콜은 필요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정부 기준치대로 ESS 가동률을 복구하지만 삼성SDI의 ESS 제품은 특정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리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