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자원 화재 피해 일파만파…우체국 마비로 ‘추석 물류대란’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9.27 11:56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 가동 중단
질병청·서울시 온라인 민원 ‘간편인증’ 등 차질
우체국 시스템도 마비…사태 장기화시 물류대란 우


화재로 먹통 된 무인민원발급기

▲27일 서울 시내 한 지하철역에 설치된 무인민원발급기에 시스템 오류 문자가 표시되고 있다.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해 정부 업무시스템 가동이 중단되면서 주요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우체국 서비스가 마비 상태에 빠지자 택배 물량이 몰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우편 대란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27일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윤호중 장관 주재로 국정자원 화재로 발생한 행정정보시스템 장애 대응 상황판단회의를 개최하고 위기경보수준을 '경계'에서 '심각'으로, '위기상황대응본부'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했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가 가동이 중단됐다며 “화재의 영향으로 항온항습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서버의 급격한 가열이 우려됐고, 정보시스템을 안전하게 보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가동을 중단시켰다"고 설명했다.



국정자원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국정자원 제7전산실에서 항온항습 장치가 꺼졌고, 열기로 인해 서버 등 장비가 가열될 것이 우려되자 전체 서버 등의 전원을 차단했다.


대전 본원과 분원 개념인 광주·대구센터가 있는 국정자원에는 정부 업무서비스를 기준으로 모두 1600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이 있다. 이중 가동이 중단된 시스템 647개는 대전 본원에 있다.




정부는 이번 화재로 전산망이 사실상 마비되자, 시스템 정상화 이후로 세금 납부, 서류 제출 기한 등을 연장하고, 국민이 기존 온라인 서비스를 대신해 이용할 수 있는 대체 서비스를 안내하고 있다.


김 차관은 “현재는 항온항습기를 우선 복구 중이며, 이후에 서버를 재가동해 복구 조치를 하고자 한다"며 “우체국 금융과 우편 등 대국민 파급효과가 큰 주요 정부서비스 장애부터 신속히 복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에 정부24 홈페이지 서비스 중단

▲27일 정부24 서비스 홈페이지에 서비스 일시 중단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국정자원 화재로 정부24, 모바일 신분증 등을 포함해 주요 정부 서비스가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서울시는 시 온라인 민원 홈페이지에 “간편인증 시스템 장애로 인해 간편인증이 불가능하니 공동인증서를 이용해 인증해 주시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시 홈페이지에서 각종 민원서류를 발급받으려면 기존에는 카카오톡·네이버 간편인증 방식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은행 공동인증서를 이용한 방식만 가능하다.


국민신문고 홈페이지도 이용 장애가 발생하면서 이를 통해 서울시로 각종 생활 불편에 관한 민원을 제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의 경우 질병청과 소속기관 홈페이지, 내부 행정시스템,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 방역통합정보시스템 등에서 장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질병청은 즉시 대응이 필요한 제1급 감염병이나 원인불명 감염병, 생물테러 감염병 사례는 질병청 종합관리실로 즉시 유선 신고하라고 안내했다.


2∼3급 감염병의 경우 집단발생이 의심되면 종합상황실로 즉시 신고하고, 개별 사례는 24시간 내 보건소에 유선 또는 팩스로 신고하면 된다.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은 이용 가능하지만 예방접종증명서 출력은 전산 문제로 이용할 수 없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에 먹통 된 우체국 ATM

▲27일 서울 서대문우체국 우체국365 ATM에 '장애 발생 안내문'이 놓여 있다.

정부의 대외 서비스뿐 아니라 공무원들의 내부 업무 전산망인 '온나라시스템'이 마비돼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온나라 시스템은 정부 전 부처의 문서 작성, 결재 등 업무를 통합해 운영하는 전산망이다.


산업부는 부내 공지를 통해 복구 때까지 온나라시스템 접속이 불가능하고 온라인 쪽지만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직원들에게 안내했다.


정부 부처를 지휘·감독하는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홈페이지도 '먹통'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 11시 42분 현재 국무총리실 홈페이지에 접속을 시도하면 연결이 되지 않고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다'는 안내가 뜬다. 다만, 대통령실 홈페이지의 경우 현재 정상적인 접속이 가능하다.


인터넷 우체국 등 우편 서비스와 우체국 예금·보험 등 금융 서비스도 되지 않고 있다.


우편 서비스의 경우 이날 배달 예정인 소포 우편물은 배송 시스템을 오프라인 체계로 전환해 배달하며 시스템 복구 일정에 따라 신속하게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그러나 내주까지 시스템이 복구되지 않으면 우편물 접수·배송 처리가 전면 오프라인으로 이뤄지며 소요 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다음 달 14일까지인 추석 명절 우편물 특별소통기간 전국 우체국을 통한 우편 물량이 작년보다 4.8% 증가한 일평균 약 160만개가 접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사태 장기화시 물류 대란도 우려된다.


경찰 112 신고시스템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건 접수 여부나 수사 진행 상황을 알리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 카카오톡 메시지·SMS 발송은 현재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본부의 119 신고는 전화로는 가능하지만, 문자나 영상, 웹 등 다매체 신고가 불가능한 상태다. 신고자의 위치가 자동으로 뜨는 위치 추적 기능도 현재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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