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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사진=픽사베이)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국이 20년만에 인공지능(AI) 연구 분야에서 미국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연구의 질을 나타내는 논문 인용 등에서 미국을 따라잡은 것이다. 이와 함께 한국의 경우 AI 경쟁에서 크게 뒤쳐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8일 미국 스탠퍼드대학 보고서를 인용해 학술지에 실리는 AI 관련 논문의 인용 실적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미국이 중국에 뒤졌다고 보도했다.
중국을 인용한 것이 20.7%를 차지해 미국의 19.8%를 웃돌았다는 것이다.
2000년을 시발점으로 따지면 중국은 20년 만에 제로(0%)에서 20%대로 폭풍 성장했다. 그 반면에 미국을 인용한 비율은 뒷걸음질을 계속해 약 40%에서 20% 미만으로 반 토막이 났다.
이미지 인식 및 생성 등의 AI 연구에서 탁월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중국은 양적으로는 미국을 멀찌감치 따돌린 상황이다.
영국 특허·학술 정보업체인 클라리베이트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올해까지 나온 AI 논문 누적 건수는 중국이 24만 건에 달해 15만 건으로 세계 2위인 미국에 큰 격차로 앞서 있다.
3위인 인도가 약 7만 건이고, 4~10위를 차지한 영국, 독일, 일본, 프랑스, 스페인, 캐나다, 이탈리아는 모두 5만 건 미만이다.
이는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이 AI 논문의 양적인 면에서 선두를 달리는 중국에 크게 뒤처져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한국은 AI 논문 생산 ‘톱10’ 국가군에 들지 못했다.
닛케이는 AI 관련 학회에선 미국 기업이나 대학의 존재감이 여전히 크지만, 개인으로 초점을 맞출 경우 중국의 저력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연구인력의 숫자도 중국이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AI 관련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학회인 ‘인공신경망학회’(NeurIPS)가 발표한 현황(2019년)에는 AI 연구원의 중국 출신 점유율이 29%를 차지해 미국 출신 비율(20%)을 크게 웃돌았다.
유럽(18%), 인도(8%), 캐나다(5%), 영국(4%), 이란 이스라엘(각각 3%)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일본과 한국은 연구인력 순위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고마치 마모루 도쿄도립대 준교수는 "일본의 AI 연구인력은 한 줌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중국계 AI 연구원은 미국에서 활약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미중 간 대립이 심화한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중국 내의 인재 육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닛케이는 AI 연구로 유명한 칭화(淸華)대, 상하이교통대 외에 저장(浙江)대학, 하얼빈(哈爾濱)공업대학 등이 논문 발표 실적이 있는 AI 인력을 각각 2000명 규모로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중국에 AI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미국이 반격에 나서기 시작해 AI를 둘러싼 미중 간 패권 다툼이 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2017년 ‘차세대AI발전계획’을 수립해 AI 최강국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음성합성 국제경기대회에서 14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아이플라이텍 등 세계 최고 수준의 AI 기술을 갖춘 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 역시 반격에 나섰다. 미국 AI국가안전보장위원회는 지난 3월 보고서에서 "현 상태로는 중국에 AI 주도권을 빼앗길 수 밖에 없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