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 줄이고 인력 늘리고'...증권사 1년새 급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8.23 16:23

자기자본 상위 10위 내 증권사

지난해보다 지점 수 29개 줄여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일상화

디지털 혁신 인원 대폭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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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1년간 지점은 줄였지만, 오히려 인력은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이 일상화된 만큼 ‘디지털 혁신’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오프라인에서 주로 하던 업무가 온라인으로 전환, 관련 인원 충원이 절실해지면서 대규모 채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10위 안에 들어가는 증권사들의 올해 상반기 지점 수는 524개다. 지난해(553개)보다 29개가 줄어들었다. 1년간 신한금융투자는 9개, 삼성증권 8개, NH투자증권 5개, 미래에셋증권 3개를 축소했다.

전체 증권사로 봐도 마찬가지다. 국내 증권사 59곳의 올 상반기 기준 지점 수는 839개다. 지난 2018년만 해도 1013개였는데, 2019년 940곳, 2020년 876곳으로 꾸준히 감소하면서 3년간 174개가 없어졌다. 이는 통계를 시작한 1999년 3월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점 축소에도 불구하고 임직원 수는 오히려 늘어났다. 지점에서 운영되던 자산관리(WM) 서비스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인력 충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실제 올 상반기 기준 국내 59개 증권사의 임직원 수는 총 3만8248명이다. 연초 대비 769명이 늘었다. 지난해 초(3만6826명)보다 1422명이 급증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채용을 가장 많이 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이들의 올해 상반기 기준 임직원 수는 2915명으로 지난해(2765명)대비 150명 충원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부터 신입사원 공개채용과 채용 연계형 인턴 등 기존 전형을 유지하면서 상시채용 제도를 추가로 도입했다. 이에 따라 연간 채용 규모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은 임직원 수를 2418명에서 2553명으로 늘렸고, 키움증권이 811명에서 940명으로 인력을 확대했다.

증권사들은 오프라인 수요에 맞춰 ‘디지털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증시 호황에 지점을 대체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비대면 영업이 중요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의 전산 운용비는 올해 상반기 누적 1871억원으로 전년 동기 1598억원 대비 약 17% 증가했다. 전산 관련 인력을 강화한 만큼 실제 운용비는 이보다 더 많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오후 1시까지 디지털 경력직 공개채용 입사지원을 받았다. 이 회사는 △빅데이터 △고객관계관리(CRM) △사용자환경·경험(UI·UX) △플랫폼 기획·운영 △디지털마케팅 △증권 고객경험관리 △디지털 전략·기획 △제휴서비스 총 8개 분야서 30여명을 모집했다.

미래에셋증권도 6월 미디어콘텐츠 본부를 새롭게 만들면서 대규모 인력채용을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부터 상시 채용제도를 통해 각 부문별 인력을 충원하고 있는데, 지난 3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IT·디지털 분야 등에서 인력을 뽑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만 신입사원 80명, 경력직 100명가량을 채용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5월 상반기 IT인력 공채를 진행했다. 최종합격자 발표는 오는 9월이며, 하반기에도 IT 인력 채용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KB증권도 올 상반기 디지털·IT직군 경력직만 15명을 채용했다. 하반기 신입직원 공채서 10~15명을 추가로 채용할 방침이다.

증권사들은 앞으로도 지점은 축소하고 디지털 인력 채용은 더욱 늘릴 전망이다. 주식투자가 비대면에 익숙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에게 일상화된 만큼 디지털 인프라를 확충, 투입 자원을 늘려 리테일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주식투자가 자리 잡은 만큼 지점 축소는 불가피하다"면서 "디지털 환경에서 리서치, 자산관리 등 증권사 주요 사업이 이뤄져야 하고, 전문적인 재무설계와 세무상담에서 상품 판매로까지 발전하기엔 여전히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문 관련 인력 채용이 향후 몇 년간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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