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코인거래량 점유율 80%이상
'트래블룰 구축' 4대 거래소 합작법인, 업비트 하차로 무산
업계 "독점 행보 의심" vs 업비트 "카르텔로 보일까봐"
빗썸·코인원·코빗 공동대응 보단 각자도생...'차별화'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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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코인원, 코빗. |
[에너지경제신문 김건우 기자] 가상자산업계가 주요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를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거래소 측에 원화거래 등 일부 영업에 대한 종료 여부를 오는 17일까지 결정하라고 통보함에 따라, 원화 거래를 지속할 수 있는 사업자가 4대 거래소로 좁혀지는 양상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전체 가상화폐 거래량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업비트가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다른 주요 거래소들은 각자의 특성에 맞는 차별화 전략을 통해 활로를 모색할 방침이다.
업비트, 빗썸·코인원·코빗과 '합승 거부'..."독점 위한 행보 의구심"
6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현재시점 기준 전체 가상화폐 거래량의 약 85%를 업비트가 점유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상화폐거래량은 업비트와 빗썸이 양분하는 구도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 업비트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업비트의 코인거래량 점유율은 작년 12월 평균 46.34% 수준에서 지난달 26일 기준 83.28%까지 늘어났다.
업비트는 시장점유율뿐 아니라 ‘트래블룰’ 구축에 있어서도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며 앞서나가고 있다. 트래블룰은 국제기구인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서 자금세탁방지와 테러자금조달 차단을 위해 만든 규정으로, 가상자산 거래 시 발급자와 수신자 정보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가상화폐 거래소에 내년 3월까지 트래블 룰을 구축하도록 요구한 상황이다.
당초 4대 거래소는 합작법인을 통해 트래블룰 구축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으나, 업비트가 중도 탈퇴하면서 갈라서게 됐다. 업비트는 자회사 ‘람다256’이 개발한 시스템으로 트래블룰을 독자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며 3대 거래소는 합작법인 ‘CODE’를 설립해 트래블룰 공동 구축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독자노선을 택한 업비트가 향후 시장에서의 ‘독점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경쟁구도를 조기에 마련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바꿔 말해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아쉬울 것 없는 업비트가 굳이 상생을 위한 선택을 할 필요가 없었다는 의미다.
익명의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합작법인을 통한 트래블룰 공동구축은 가상화폐업계 전체를 위한 사업이며 공익을 위한 성격이 큰데, 업비트가 이런 부분까지 사업화 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업비트가 고의적으로 3대 거래소의 합작을 지연시키기 위해 들어왔다가 나간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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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 국민의 힘 의원실 제공. |
반면 업비트 측은 "4자 공동대응이 외부에서 볼 때, 일부 사업자의 연대를 통한 공동 행위로 비춰질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불가피하게 지분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래블 룰을 구축하는 문제는 업계 전반에 걸친 정보공유가 필수인 사안으로 독자노선을 걷는다고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업비트는 최근 ‘가상자산 사업자 등록’ 절차부터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가상화폐사업자의 영업신고 기한을 이달 24일로 정했는데, 업비트는 계약은행인 케이뱅크로부터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에 필요한 ‘실명계좌 확인서’를 발급받아 일찌감치 등록 절차를 마친 상황이다. 나머지 3대 거래소는 실명계좌 확인서 발급 관련 계약은행(NH농협ㆍ신한)과의 재계약 협상에 계속 난항을 겪었지만, 이번주 중 협상을 마무리 짓고 사업자 신고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3대 거래소 '반격' 가능할까..."차별화로 독자적인 영역 구축 가능"
업계에서는 3대 거래소가 사업자 신고를 마치고 무사히 출범한다 해도 업비트의 독주를 막기 쉽지 않을 거란 분석이다. 현재 85%에 달하는 점유율이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90%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대 거래소 측은 이에 대항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기되는 인수합병 등 공동대응에 대해서는 ‘개별기업이 가지고 있는 방향성이 너무 달라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각 사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독자적인 경쟁력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존의 가상화폐 거래소는 코인의 종류를 다르게 해 독점코인을 유치함으로써 차별화된 ‘셀링 포인트’를 어필했다. 가령 도지코인은 업비트에서만 거래가 가능하고, 네이버링크의 경우 빗썸에서만 독점적으로 다루는 식이다.
향후 가상화폐시장은 여기서 더 나아가 금융 상품 자체나 거래소만의 특색 있는 포인트를 어필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코빗의 경우 모회사인 넥슨과의 연계로 게임포인트와 연동되는 코인을 개발할 수도 있다. 업비트는 같은 카카오 관계사인 카카오페이, 증권플러스 등 타 플랫폼과의 연계를 기대할 수 있다.
빗썸 관계자는 "가상화폐시장이 넘볼 수 있는 영역은 NFT(대체불가토큰), 디파이, 메타버스 등 한계가 없을 정도로 넓다"며 "현재의 시장점유율에 연연하지 않고 자사만의 특색있는 차별화 전략을 추구해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ohtdue@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