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원 투자 美 파운드리 공장 테일러시 확정···TSMC 맹추격
3년간 240조원 투자 어디에…새 성장동력 대상에 관심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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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캐나다와 미국 출장을 위해 김포비지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정중동 행보를 보이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삼성의 ‘투자 시계’가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6개월 넘게 결정하지 못했던 신규 파운드리 공장 부지를 미국 출장길에 올라 곧바로 확정하는 등 밀린 숙제들을 빠르게 풀어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회사의 새 성장동력 역할을 해줄 대규모 인수합병(M&A) 결정도 조만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투자 금액만 정해놓은 뒤 장소를 수개월간 확정하지 못했지만 이 부회장이 미국을 찾자마자 속전속결로 결정을 마쳤다.
신규 라인은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4년 하반기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건설·설비 등 예상 투자 규모는 170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곳에서는 5G,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테일러시에 들어서는 신규 라인이 평택 3라인과 함께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핵심 생산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이번 라인 건설로 기흥·화성-평택-오스틴·테일러를 잇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생산 체계가 강화되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고객사 수요에 대한 보다 신속한 대응은 물론 신규 고객사 확보에도 일정 수준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은 이밖에도 미국에서 다양한 경영 활동을 전개했다. 파운드리 공장 부지 최종 선정에 앞서 워싱턴 D.C에서 백악관 핵심 참모와 연방의회 의원들을 잇달아 만나 글로벌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삼성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부회장은 이들 인사에게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 행정부 및 입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당부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삼성전자의 M&A에도 속도를 날 것으로 기대한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M&A는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 인수가 사실상 마지막이었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 또는 AI·바이오 등 분야 기업들의 ‘깜짝 인수’를 발표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3년 이내에 ‘의미 있는’ 규모의 인수합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식화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이 미국 출장 중 ‘뉴삼성’ 의지를 강조한 것도 이와 맥이 닿는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은 21일(현지시간)과 22일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있는 반도체와 세트 연구소 DS미주총괄(DSA)과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를 연이어 방문해 사업 현황을 챙겼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연구원들과 만나 "미래 세상과 산업의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면서 우리의 생존 환경이 극단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혁신 노력에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이 부회장은 또 "추격이나 뒤따라오는 기업과 ‘격차 벌리기’만으로는 거대한 전환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며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가자"는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남겼다.
한편 지난 14일 미국으로 출국해 열흘가량 일정을 마친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
yes@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