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력구매가격 7년만에 최고치…한전 4분기 실적도 암울 "연료비연동제 현실화해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12.02 17:01

지난해 SMP는 평균 60원대로 대규모 흑자...12월 들어 148원대 돌파



원전·석탄 가동 줄이고 LNG·신재생발전 늘어난 영향



현재 연료비연동제는 연간 인상폭 최대 5원/kWh 상한 있어 적자폭 매우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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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전 전력연구원]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한국전력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들이는 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이 약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한전의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도매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지만 소매가격은 여전히 인상 폭이 묶여 있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적자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가중평균 SMP는 148.67원/kWh로 2015년 1월 16일 143.16원 이후 약 7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최근 유가가 하락세지만 이미 오른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구입가격은 고스란히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반영된다. 국제 연료비가 SMP에 반영되는 것이 평균 5~6개월 후인 만큼 지난달까지 배럴당 평균 80달러를 넘긴 유가가 SMP에 반영될 경우 12월 평균 SMP는 150원/kWh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 당국은 올해 겨울 한파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로 내년 3월까지 SMP가 계속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올 겨울에도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전체 석탄발전기 53기 중 8~16기의 가동을 중단시킬 방침이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LNG 발전과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활용할 계획이지만 신재생에너지의 겨울철 피크기여도는 여전히 미미한 상황이다. SMP를 결정하는 LNG발전의 연료 수입가격(1톤당 기준)은 지난해 10월 275.8달러에서 올 10월 668.0달러로 2.5배 가량 높아졌다. SMP는 해당 시간대에서 가장 높은 발전기의 발전비용으로 결정된다. 결정된 SMP는 동일 시간대 가동된 발전기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SMP는 2018년 유가상승과 석탄가격 상승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으며, 또한 친환경·안전중시의 정부 전력시장 정책에 따라 원자력과 석탄비중이 축소되고 LNG발전이 늘어나면서 상승추세에 있다.

지난해 한전이 현 정부 들어 이례적으로 4조원대의 흑자를 기록한 것은 국제유가 등 연료비 하락으로 SMP가 지금의 절반도 안되는 평균 68원/kWh였던 영향이 컸다.

에너지업계에선 연말까지 한전의 전력구입비가 당초 계획보다 10조원 이상 늘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전은 이미 3분기 연료비·전력구입비와 관련 발전자회사 연료비가 1조 8965억원 증가했고,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비는 2조 8301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제연료가격이 크게 상승한 가운데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석탄발전 상한제약 시행, 전력수요 증가 등으로 LNG 발전량이 증가하고,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의무이행 비율이 상향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전력구입비는 도매요금의 성격인 만큼 소매요금에 반영해야 하지만 연료비연동제가 유명무실한 현재의 가격결정 구조에선 그 손실은 고스란히 한전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인상폭이 연간 최대 5원/kWh로 제한된 만큼 4분기에 인상이 되더라도 지난 3분기 3원이 인상된 만큼 2원까지만 인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전 관계자는 "향후 연료가격 상승영향이 지속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한전과 전력그룹사는 단위당 전력공급비용을 3% 이내로 억제하는 등 고강도 경영효율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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