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달러선 탈환한 국제유가...그 뒤엔 OPEC+ 뒷받침 있었다

박성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12.08 12:50
국제유가

▲서울의 한 주유소.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 우려로 급락세를 이어왔던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선을 회복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오미크론 변이 증상이 델타 변이에 비해 덜 심각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가 진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증산 정책을 둘러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들의 연합체인 오펙플러스(OPEC+)의 이례적인 결정이 유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3.7%(2.56달러) 상승한 배럴당 72.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24일 이후 거의 2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WTI 가격은 오미크론 변이의 세계적 확산 조짐에 지난달 26일에만 13% 가량 빠졌고 미국에서 오미크론 첫 확진 사례가 나왔다는 소식으로 지난 1일에는 배럴당 65.57달러까지 고꾸라졌었다. 오미크론의 여파로 경제가 침체되면 원유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최대 산유국이자 OPEC의 맹주격인 사우디아라비아가 1월 인도분 아랍 경질유 공식 판매가격(OSP)을 인상하고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덜 위험하다는 소식이 꾸준히 전해지면서 국제유가는 지난 6일부터 2거래일째 반등세를 이어왔다. 이달 상승률만 10%에 육박한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AFP와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전염성이 더 강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중증도에 대해선 "거의 확실히 델타 변이보다 심각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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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가격 추이(사진=네이버금융)

OPEC+가 유가 회복에 더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오미크론 소식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OPEC+가 진행했던 최근 회의에서 나온 결정이 지난 몇 주 동안 침체됐던 원유시장에 활력과 강세론을 불어넣었다는 점에 있다"고 주장했다.

OPEC+는 이달초 정례 회의에서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한 계획을 내년 1월에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OPEC+는 지난 8월부터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주목할 점은 이번 정례 회의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부분에 있다. OPEC이 지난 2일 발표한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정례회의는 계속 개최 중이다"라는 문구가 명시되어 있으며 산유국들은 팬데믹 상황을 살펴보는 동안 정례회의를 지속하고 필요시 산유량을 즉각 조절하는데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스탠다드 차터드는 "단기적으로 시황이 악화될 낌새가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 OPEC+은 다음달 예정된 증산을 철회할 수 있다"며 "OPEC+이 매달 회의를 통해 나오는 증산정책 변경 여부를 더 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예정된 OPEC+ 정례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트레이더들이 기다릴 필요가 없기에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숏포지션이 줄어들면서 시장이 진정됐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이란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가 교착상태를 보이면서 이란산 원유 물량이 공급될 수 있다는 전망도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JCPOA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대이란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제재를 복원했다.

이란 핵합의 복원을 위한 회담은 5개월 만인 지난달 29일 재개됐지만 참가국들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협상을 지난 3일 다시 중단했다. 미국, 독일 등 서방 국가들은 이란이 제안한 합의 초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JCPOA 복원 회담은 9일(현지시간) 재개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스탠다드 차터드는 OPEC+ 회의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을 통해 유가가 단기적으로 바닥을 찍었다면서도 원유시장의 펀더멘털은 아직도 불확실하다고 경고했다. 오미크론 변이에 관심이 쏠린 탓 델타 변이에 따른 영향이 유가나 OPEC+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델타 변이로 인해 최근 유럽에서 모빌리티 활동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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