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이 지난해 8월 공급 및 시공을 완료한 KT 대덕2연구센터에 설치된 연료전지 주기기. SK건설 |
8일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연료전지 발전 설비용량은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628MW에서 731MW로 총 16.4%(103MW) 성장했다. 이는 태양광 설비용량이 같은 기간 1만4644MW에서 1만7717MW로 20.1%(3073MW) 늘어난 것에 비하면 성장률에서 3.7%포인트 낮지만, 바이오에너지가 1322MW에서 1445MW로 9.3%(123MW 증가에 그친 것에 비춰보면 7.1%포인트 높다.
이는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중 바이오매스가 가장 빠르게 성장한 것과 대조된다. 바이오에너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 46.9%, 태양광은 37.2%, 연료전지는 29.3% 성장했다.
태양광 발전의 경우 다른 신재생에너지원과 달리 설비용량 0,1MW인 소규모 발전소로 설치할 수 있어 민간 기업의 참여도 활발하다. 태양광이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신재생에너지원이고 계속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다.
연료전지는 신재생에너지에서 신에너지로 포함돼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합쳐서 부르는 말이다.
정부는 지난 2019년 ‘수소경제활성화로드맵’을 발표해 연료전지를 2040년까지 국내에 설비용량 8000MW까지 확대할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에는 수소경제위원회를 출범해 연료전지를 포함한 수소사업 육성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연료전지 발전은 연료로 수소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가스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비록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지 않고 화석연료인 천연가스를 활용하더라도 연료전지에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발급한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생산한 전력만큼 REC를 발급받고, REC가 필요한 발전사에 판매해 추가 수익을 얻는다.
게다가 정부는 연료전지 산업 육성을 위해 REC 가중치도 다른 신재생에너지원보다 높은 1.9를 부여한다. 일반부지에 설치된 설비용량 100kw이상 3000kw미만인 태양광보다 REC가 1.9배 더 나오는 것이다. 만약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면 REC 가중치가 2.1로 더 높다.
이에 발전 공기업 등은 앞다퉈 연료전지 발전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특히 탈석탄 정책 등에 따라 석탄 등 화력발전 중심의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연료전지 발전 설비를 확대하는 중이다. 발전 공기업들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에 따라 발전량의 일정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채워야 하는데 그 의무를 연료전지 발전을 통해 이행하려는 것이다. 특히 연료전지 발전의 경우 화석연료인 천연가스를 사용해도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인정받는다. 석탄발전에 비해 적지만 여전히 온실가스를 배출할 뿐만 아니라 주민 반대 등으로 신규건설에 많은 진통을 겪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은 REC를 현재 받지 못한다.
발전 연료로 똑같이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데 LNG 발전은 REC를 전혀 받지 못하는 대신 연료전지 발전은 받는다. 그것도 발전사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가중치를 높게 부여받는다. 발전 공기업으로선 당연히 RPS 의무도 이행하고 수익도 높일 수 있는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연료전지 발전 확대를 통해 꿩도 먹고 알도 먹겠다는 게 발전 공기업들의 전략이다.
하지만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연료전지에 REC를 발급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 나온다. 수소를 사용하더라도 친환경 수소가 아닌 화석연료를 통해 만들어진 수소를 지원하는 것도 논쟁 대상이다.
재생에너지산업발전협의회 관계자는 "화석연료를 활용하는 연료전지를 재생에너지와 함께 지원하는 건 세계적 기준에 맞지 않다"며 "재생에너지와 신에너지를 분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는 연료전지를 다른 신재생에너지와 따로 지원하기 위해 ‘청정수소 발전의무화제도(CHPS)’를 도입하고자 하지만 아직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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