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저유가·코로나19 등 불확실성 증가한 2020년 1260만 톤 계약의 약 2.6배
이슬비 가스公 연구원 "천연가스 역할 지속 판단, 안정적 공급 목표 계약 체결 이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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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프렐류드 FLNG 생산현장. |
[에너지경제신문 김연숙 기자] 지난해 체결된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구매계약이 2013년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체결된 LNG 계약은 총 3340만 톤으로 2013년 이후 최대치이다. 이는 에너지전환 정책, 저유가, 코로나19 등 불확실성 증가로 부진했던 전년 계약 규모 1260만 톤의 약 2.6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슬비 가스공사 연구원은 "가격 변동성 확대,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는 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일부 구매자들이 에너지전환 가속화에 따른 천연가스 역할이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안정적인 공급을 목표로 계약 체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공급 측면에서는 기존 장기 계약들이 만료되고, NFE(North Field East)를 증설하는 카타르와 최종투자결정(FID)을 앞둔 미국 2세대 프로젝트들이 적극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면서 지난해 미루어 오던 계약이 다수 체결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가스공사의 경우도 지난해 카타르와 총 톤 규모의 장기 LNG 도입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동안 LNG 구매자들은 여러 가지 불확실성으로 기존 장기계약을 갱신할 시점이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약 기간을 단축하거나 계약 체결을 지연해 왔다.
이후 지난해 체결이 이뤄진 LNG 계약은 상·하반기를 기준으로 상이한 특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에는 아시아 구매자들이 에너지 전환에 따른 수요 불확실성으로 인해 계약의 유연성 향상에 집중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연성을 공급할 수 있는 카타르, 말레이시아 등의 공급자로부터 유가연동계약을 다수 체결한 것이다.
하반기는 중국의 전력난이 변곡점으로 작용했다. 안정적인 공급, 높은 현물 가격으로부터의 탈피, 계약 구조 다변화 등을 이유로 미국 프로젝트와 다수 중장기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헨리허브 연동계약이 주류로 등극했다.
앞으로도 LNG 마케팅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19와 유가 하락으로 다수 LNG 공급 프로젝트들의 FID 시점이 연기되다 지난해 카타르 NFE, 러시아 발틱(Baltic) LNG, 호주 플루토(Pluto) 2프로젝트 등에 대한 FID가 내려졌다.
그 외에도 북미, 러시아, 중동 등지에서 FID를 앞두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많고 기존 공급 프로젝트들의 장기계약도 만료됨에 따라 LNG 프로젝트 개발자들의 마케팅 경쟁은 2020년대 초중반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주요 LNG 수입국인 아시아를 둘러싼 마케팅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아시아는 수요 증가와 기존 계약 만료로 인해 미계약 물량이 2025년 9600만 톤, 2030년 1억7000만 톤으로 수준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슬비 연구원은 "LNG의 최후소비처로 불리는 유럽은 미계약 물량이 2020년대 중반 이후 약 4000~5000만 톤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일부 유틸리티 기업은 재생에너지로의 변화를 꾀하면서 장기 계약을 체결하기 꺼려하기 때문에 아시아 중심의 마케팅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LNG 생산비용 증가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신규 LNG 프로젝트의 생산비용은 저렴한 자원고갈 또는 셰일·FLNG 등의 개발에 따라 과거에 비해 증가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