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에너지 강국' 변신 이끌 리더십 세워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3.07 10:12

조병옥 한동대학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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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옥 한동대학교 객원교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에너지의 중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산유국의 감산과 탄소중립 정책 강화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핵심원인으로 작용하던 국제 유가가 러시아·우쿠라이나 전쟁으로 급등세를 보였다.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는 2008년이후 14년만에 처음으로 장중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 하였고, 중동산 원유가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도 2014년이후 8년만에 10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긴급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개최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현안 점검회의’에서 원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신한울 1·2호기와 신고리 5·6호기의 빠른 시간 내 정상가동을 주문하며 원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에 대하여 원자력계는 그간의 탈원전정책에 의해 중지된 원전 계속운전과 신한울 3·4호기를 비롯한 신규원전 건설도 재추진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에너지 정책은 중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대응해야 할 국가적 이슈이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 사회를 건설하고자 세계 각국이 정책적 대타협을 이루고 진행하고 있어 글로벌 흐름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국가의 존폐가 흔들릴 수 있다. 우리나라는 그간 강력한 탈원전정책 시행으로 잃어 버린 시간을 보냈다. 현재의 정책 기조로는 탄소중립 목표달성이 어려운 여건이다. 러·우 전쟁을 계기로 에너지 정책의 대전환을 모색해 봐야할 때이다. 원전의 잇점을 꼼꼼히 따져보고, 신재생 에너지의 정책적 대안마련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원전은 국지전과 같은 돌발상황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에너지원이다. 가스발전의 경우 발전원가 구조상 연료비의 비중이 총 발전원가의 85∼90% 이므로 가스가격이 두 배로 인상되면 발전원가는 85%까지 치솟을 수 있다. 원자력의 경우는 연료비 비중이 10%(우라늄 정광은 5%)에 지나지 않으므로 정광 가격이 두 배로 급등해도 발전원가는 5% 밖에 상승되지 않는다.

러·우 사태처럼 국제적으로 전쟁 또는 분쟁이 심화되면 최악의 경우 중동지역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원유 및 가스 운송 경로가 전면 차단될 수도 있다. 이 때 국내 화력발전소의 비축량으로는 수개월만 운전이 가능하다. 이에 반해 국내 경수로 원전은 설계특성상 핵연료를 한번 장전하면 4~5년 사용이 가능하며 제조공정상 일정량의 우라늄이 항상 비축되어 있으므로 해외 운송로가 장기간 차단되어도 1-2년 이상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 공급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해외 의존도가 거의 없기 때문에 원자력과 함께 탄소중립 정책과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최상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선진국들의 에너지 정책이 신재생에 무게 중심을 두면서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최근에 고조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최대 원전강국인 미국은 계속운전을 선택해서 법적운영기간을 40년에서 80년으로 연장하며 수십기의 신규원전 건설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최대 인구 보유국인 중국과 인도는 신규 원전을 계속 건설하고 있다. 최대 석유부국인 UAE와 사우디도 원전을 건설 또는 추진 중이며, 후쿠시마 사고이후 원자력을 포기하려고 했던 일본도 가동원전 기수를 계속 늘리고 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감원전 정책을 공약으로 표방하다가 일찌감치 원전 회귀로 돌아서서 신규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독일도 폐쇄예정이었던 3개 원전의 연장운전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열강들의 지도자들은 미래를 읽으며 에너지 자원전쟁을 대비하고 탄소중립시대를 이끌어 가고 있다.

성경에 예수께서 가나안의 혼인잔치중에 포도주가 떨어진 난처한 상황에서 물을 포도주로 변하게 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제자들의 믿음을 키우는 기적을 일으키게 된다. 이 과정을 영국의 시인 ‘바이런이 "물이 그 주인을 만나니 얼굴이 붉어지더라" 라고 아름답게 표현해 냄으로써 당시 많은 사람의 감동과 이목을 끌게 되었다. 이렇게 평범한 물도 주인을 잘 만나면 최상급 포도주로 붉게 변하는 기적이 일어난다.

자원 최빈국인 우리나라도 이제 세계 최고의 안전기술과, 경제성, 에너지 안보 그리고 탄소중립시대에 적합한 에너지정책을 국가 아젠다로 내세우며 에너지자원 최강국으로 변화해야 한다. 9일 치뤄질 20대 대선에서 행정부의 주인을 잘 뽑아서 에너지 독립을 넘어서서 전기를 수출하는 ‘산전강국(産電强國)’, 그리고 경제대국의 기적을 이루어 얼굴이 붉어지는 은혜를 우리 모두가 누리기를 소망한다.
성철환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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