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의 눈물…이번엔 유가·환율 등 '퍼팩트 스톰'에 시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3.13 10:12

항공유 가격 급등에 환율까지 올라 수익성 악화



러시아 '노선 중단' 걱정까지…"새정부 지원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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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항공기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LCC) 업계가 우크라이나 사태발(發) 유가·환율 급등에 울상을 짓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여간 적자 경영을 하며 버텨왔는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시점에 또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치명타를 맞게된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달러로 항공유를 결제해 에너지로 사용한다. 국제유가가 오르거나 환율이 상승(원화가치 하락)하면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류비만 놓고 봐도 국내 항공사의 전체 영업 비용 중 25% 안팎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가 급등세에 LCC들이 긴장하는 배경이다.

LCC는 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들처럼 화물 수송 능력이 거의 없어 원료 부담을 고객사에 떠넘기기도 상대적으로 힘들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최근 배럴당 130달러 선을 넘어서며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 기준 항공유 수입물가지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88.8% 뛰었다.

문제는 이 같은 분위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하고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심해지며 에너지 가격이 요동칠 것으로 관측된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 국내 증시 매력 하락 등으로 달러 강세 움직임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LCC 입장에서는 하늘 길에 대한 불안감까지 더해진다.

우리나라와 러시아의 관계가 악화하며 블라디보스토크 등 노선의 운항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에어부산이 매주 토요일 인천-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LCC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여객 수요 감소로 힘든 시기를 보내왔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은 작년 실적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이들의 영업적자가 2020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 당시 제주항공은 3358억원, 진에어는 2011억원, 티웨이항공은 1552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이에 따라 LCC들은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항공사 고정비 지출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고용유지지원금을 계속 받아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LCC들의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은 이달 말 대부분 종료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저비용항공사들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새정부가 업계의 어려움을 조속하게 파악하고 다양한 형태로 지원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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