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탄소가격제, 탄소감축 효과 제대로 내려면

성철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4.13 10:07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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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지난 201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윌리엄 노드하우스 교수는 탄소의 사회적 비용을 1톤당 18~22달러로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위기의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1톤당 125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올들어 발표된 월드뱅크 자료에 따르면 투자에 있어 2025년 탄소 가격은 1톤당 30~60달러의 경로를 제안했다.

미시경제학에서 환경오염과 같은 외부효과는 시장실패를 가져오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래서 시장개입을 통해서 부정적인 결과를 최소화해야한다. 탄소로 대표되는 오염물질이 기후변화라는 재앙을 몰고 왔으니, 오염자 부담원칙에 따라 적절한 가격을 책정하여 위기를 극복하는 노력이 이제는 필수불가결하다.

탄소가격제의 대표적인 제도로 배출권거래제와 탄소세를 들 수 있다. 2022년 월드뱅크 글로벌 탄소가격제 이니셔티브 현황에 따르면 전세계 배출량의 21.5%(11.65GtCO₂e)가 이행 또는 이행 계획 중이고 국가 단위는 65개, 지방정부는 34개 정도가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럽연합(EU), 중국 등과 함께 탄소 가격제로 배출권거래제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7월 세계 최대 규모의 탄소배출권 거래소를 출범했다. 도입 초기에는 탄소배출권 거래 규범화를 통해 의무감축에 주력하고, 향후 상쇄 배출권을 통한 자발적 감축과 연계할 전망이다. 현재는 발전부문을 중심으로 배출권 거래를 적용하고 있지만, 2025년까지 철강, 화학공업 등 8대 고에너지 소모 산업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EU는 2030 국가감축목표이행 정책으로 배출권거래제 강화가 주요 골자이다. 항공 분야 배출권거래제를 강화하고, 해운, 수송, 건물 분야로 배출권거래제를 확대한다. 탄소누출 방지를 위한 탄소국경조정제도를 내년부터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얼마전 기획재정부는 탄소세, 배출권거래제, 부담금 등 다양한 탄소가격 부과 수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조업 기반의 국내 산업의 상황과 글래스고 협약의 결과에 따른 파리협약 6조 탄소시장의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우리는 배출권거래제를 개선하는 것이 훨씬 비용 효과적일 수 있다고 본다. 2015년부터 시행해온 배출권거래제가 지난해부터 3차 계획기간이 진행 중이지만 그 동안 온실가스 감축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으니 무엇을 개선할지 살펴봐야 한다.

2020년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가 발간한 배출권거래제 운영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배출권거래제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 온실가스 감축 노력 기업에 대한 할당 우대 추가 확대(53.1%), 장기적 관점에서 일관된 정책방향 제시(40.0%), 감축기술 도입을 위한 재정적 지원 (26.9%), 제도 및 시장 관련 일원화된 정보 창구 마련을 통한 정보 불균형 해소(18.5%) 순으로 응답 비중이 나타났다. 눈여겨볼만한 내용이다.

그 동안 배출권거래제를 담당했던 관련 부처 공무원의 잦은 교체는 정책 연속성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오랫동안 시장을 보아온 전문가들도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기에 함부로 시장에 개입해서 안되고, 섣부른 판단으로 정책을 변경해서도 안된다. 그렇게 하지 말라고 제도자체는 매우 잘 만들어져 있는데, 제도 활용의 이해가 단기간에 습득이 어렵다는 것이다. 2차 계획기간을 운영하면서 정부의 시장 개입이 진행되었고 배출권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시장의 기능이 작동되어야 본래의 목적대로 비용 효율적인 감축 수단이 될 수 있는데 말이다.

2015년 파리협약 이후 탄소시장의 중요성을 인지하며 기업들의 경험치를 쌓고자 2차 계획기간에 상쇄배출권의 한도를 5%에서 10%로 높였는데, 담당 공무원의 판단으로 3차 계획기간에 5%로 다시 낮추면서 선제적으로 대비했던 기업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무르익은 글로벌 탄소시장과는 정반대 정책방향이었다.

정보의 불균형은 이 내용을 제대로 모르는 담당자들이 문제가 생길 오해의 소지를 최소화하고자 최대한 조용히 진행하면서 생긴 문제다. 입맛에 맞는 컨설팅사의 의견만 듣거나 다양한 의견 수렴의 부재로 정보의 내부 독점은 점점 심해졌다. 시장 실패의 또 다른 유형이다. 모든 정보를 공개한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소통을 강화해서 기업들이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제는 배출권거래제를 비롯한 탄소시장 운영을 위한 독립기관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시장을 보면서 판단할 수 있도록 공무원의 잦은 교체를 지양하고 전문직 공무원을 선발해야 한다. 아울러 글로벌 탄소시장을 대비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제대로 작동되는 탄소가격제가 2030 국가감축 목표와 탄소중립을 견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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