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의 발톱’ 美 연준, 7월까지 빅스텝 나설 수도...월가에선 "경기 침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4.1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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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 추세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들이 높은 수준을 보이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월은 물론 7월까지 기준금리를 한 번에 크게 올리는 ‘빅스텝’을 예고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13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고 해도 이를 잡기 위해선 기준 금리를 보통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뜻은 5월 회의에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높고 향후 몇 개월간 이와 비슷한 움직임이 뒤따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고점을 찍었을 수도 있다고 내다보면서도 연준이 계속해서 긴축을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월러 이사는 "나는 선제적 접근을 선호하고 5월의 50bp(1bp=0.01%포인트) 인상이 이에 부합한다"며 "6, 7월에도 (50bp 인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금리가 올 하반기 내 중립(연 2.25∼2.5%) 수준 이상으로 올릴 필요가 있고 최대한 빠르게 중립에 도달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발표된 각종 데이터들이 50bp 인상을 지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미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대비 8.5% 급등해 1981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전년 동월보다 11.2% 급등해 2010년 집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연준의 또 다른 주요 인사들도 기준금리를 신속하게 올려야 하는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CNBC에 따르면 연준 부의장에 지명된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와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으로 우선 올린 후 추가 대응이 필요할지 평가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준의 대표적 매파인사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13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중립 수준의 금리가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에 불과하다며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3.5%로 인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반영하듯,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올해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은 87.7%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연준 고위 인사들이 제기하는 빅스텝은 경기 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과 가계들은 이자 부담이 늘어 소비 및 투자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월가에서는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글로털 투자은행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싸우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로 빠질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건은 경기 침체를 전망한다는 입장은 아니라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로 높아진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대응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먼 CEO는 이어 "매우 강력한 힘을 가진 이런 요인들은 내년 언젠간 충돌하게 될 것"이라며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에 경기 침체를 예측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침체가) 가능한가? 절대적으로(Absolutely)"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JP모건은 미국 경제의 혼란을 대비해 9억 달러를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잠재적 손실에 대비해 마련한 52억 달러의 대손충당금을 환입한지 1년 만에 다시 쌓는 것이다. 이 같은 소식으로 인해 JP모건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3.2% 급락하기도 했다.

또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펀드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에서 글로벌 경기성장을 낙관하는 수준이 사상 최저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문사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키스 러너 전략가는 글로벌 증시 전망을 두고 ‘매력적’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럼에도 윌러 이사는 경기가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연준이 침체를 야기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완화할 수 있는 것은 "완전히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장에 충격을 안기는 소식들에 대한 가치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우리는 볼커 모멘트에 와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이 1979년 취임한 당시 두 자릿수에 달했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10% 수준이던 기준금리를 6개월 만에 22%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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