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수위 복원전·탈석탄 가속에 경쟁력 약화 불가피
- 발전공기업, 주력 석탄발전 축소 속 신규 사업도 수익성 취약
- 신규석탄화력발전 참여하는 민간사들도 "가동 연수도 못 채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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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화력발전소 조감도 |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으로 지난 5년간 재생에너지에 밀리더니 윤석열 정부의 친(親)원전으로 이제는 원전에 치이게 생겼다."
석탄화력발전업계 인사들이 최근 자신들의 딱한 사정을 단적으로 드러낸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복(復)원전·탈(脫)석탄 드라이브에 석탄화력발전을 운영하는 공기업과 민간 기업들의 속이 타 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에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탈석탄과 함께 원전 또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석탄화력발전에서 주력사업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려면 먼저 근본적으로 국내 전력산업구조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전력공사와 한전 산하 발전공기업 6개 중심으로 이뤄진 전력산업구조 자체는 손 보지 않고 그간 상시 발전으로 전체 전력생산의 기반이 되는 이른바 ‘기저발전’ 역할을 해온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미세 조정하는 것 만으로는 비효율과 낭비를 초래할 뿐이라는 것이다.
한 발전사 고위 관계자는 21일 "발전 자회사 분리 취지는 경쟁체제를 도입해 소비자에게 보다 많은 편익을 제공하기 위함이었지만 현재 상황은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가 ‘안전과 환경’이라는 가치를 강화하면서 탈원전·탈석탄, 신재생에너지·액화천연가스(LNG) 확대를 내세우고 공기업인 발전사들이 이에 부응해 좋은 평가를 받기위해 따르려다 보니 비용부담이 커지면서 불필요한 경쟁만 늘어난 게 사실이다. 분리되긴 했지만 사업분야가 비슷하다 보니 통합해서 추진하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공공성을 위해서 발전공기업을 운영한다면 5개로 분할할 필요가 없었다"며 "지금 석탄화력발전 줄줄이 폐쇄하고 재생에너지, 수소연료전지 발전 확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비율 이행 등 정체성도 모호하다. 발전사 명칭을 에너지정책수행공단으로 바꾸든가 민영화 하는 게 낫다. 한 곳만 매각되면 나머지 회사들도 줄줄이 민영화 될 것"이라고 털어놨다.
현재 민간발전사들은 액화천연가스(LNG)와 수소 육성 기조에 따라 LNG 직도입 터미널 구축하고 수소산업육성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반면 발전공기업들은 재생에너지 확대 등 정책 수행에만 메달려 미래 먹거리 경쟁력에도 밀리는 상황이다.
다만 구조개편 필요성이 20년 넘게 제기됐음에도 이뤄지지 않았기에 앞으로도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통·폐합 등 구조 개편이 추진될 경우 발전사들의 반발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임직원 감축 등 인력 구조 조정과 사옥 매각 등 어려운 난관에 봉착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분사한지 20년이 넘어 회사별로 인력 규모와 문화가 다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고용 유지다. 비슷한 업무를 하던 회사를 통합하면 인력 감축은 불가피하다. 이는 민영화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와 인수위 등에서 구조조정은 물론 발전사 통·폐합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통합이나 민영화가 추진 된다면 각 사의 사장 등 임원급 인사들은 물론 일반 직원들의 수도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업계 인사는 "원전·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탈석탄 발전을 가속화 하려면 한전 자회사가 한국수력원자력과 5대 발전공기업이 각각 원자력과 화력 중심 발전체계로 짜여진 기존 전력산업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와 함께 재설계가 필요하다"며 "특히 5대 발전 공기업의 유사한 사업구조에 더해 최근 정부의 탄소중립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중복투자 등 발전 공기업 경영 및 전력산업의 비효율 문제 등도 전력산업 구조개편 논의의 불을 당기는 요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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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기획위원회는 전날 새 정부 임기 중 원전 최대 18기 수명연장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석탄화력발전에 대해서는 퇴출 기조를 분명히 했다.
석탄화력발전을 주력으로 하는 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등 한전 산하 발전 공기업들은 문재인 정부의 2050 탄소중립에 따른 탈석탄·재생에너지 확대에 이어 차기 정부에서까지 퇴출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발전공기업의 경우 화석연료 가격이 불안정한 가운데, 신규 사업 분야인 재생에너지, 연료전지의 발전단가도 여전히 높아 장기 수익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업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공기업 통합 혹은 민영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규석탄화력발전에 참여하는 일부 민간기업들도 30년의 가동수명을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전력업계에선 새정부 출범을 계기로 지난해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한 한전 주도로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9일 기재부는 한전 등 일부 공기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시사하기도 했다.
현재 우리나라 전력산업구조는 한전의 송·배전과 유통 독점 체제로 운영된 전력산업은 각종 경영비효율, 가격왜곡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송·배전은 한전, 발전은 5대 발전공기업이 나눠 맡고 있는 현 전력산업 구조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구조개편이 이뤄진 뒤 20여년 간 바뀌지 않고 유지됐다. 이에 21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한전의 발전자회사들의 비효율적 경영과 방만 경영, 중복 투자 문제 등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전력산업 재구조화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다.
또 문재인 정부에 이어 새 정부에서도 석탄발전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축소·퇴출 기조를 이어가는 만큼 석탄화력발전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한전의 자회사인 발전공기업들의 ·통폐합의 당위성이 커진 것이다. 정부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0∼2034년) 수립을 통해 2034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를 60기에서 30기로 줄이기로 했고 2050년에는 전면폐지를 선언했다. 새 정부에서도 전체 발전량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7%에서 오는 2050년까지 20∼30%로 높이기로 했다.
jjs@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