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과 재계 ②] 1945년에도 삼성은 있었을까…지금의 대기업들 찾아보니

전지성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8.15 15:00

삼성상회 1938년 대구서 출발…광복 당시 ‘7년차 기업’
현대·LG·SK·롯데·한화는 아직 탄생 전…전쟁 폐허 딛고 잇따라 창업
무역·자동차 정비·화장품·직물·화약에서 반도체·AI·조선·방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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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전지성 기자

삼성은 1945년 8월15일 광복 당시에도 존재했을까. 현대와 LG, SK는 어땠을까.


지금은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대기업들이지만 시계를 81년 전으로 돌리면 모습은 전혀 달라진다. 어떤 기업은 이미 장사를 하고 있었고, 상당수 그룹은 이름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현재 주요 그룹의 역사를 광복 당시로 되돌려봤다.



◇ 삼성은 있었다…반도체 아닌 식품 팔던 '삼성상회'


삼성의 역사는 광복보다 7년 빠르다.



이병철 창업회장은 1938년 대구에서 삼성상회를 설립했다. 오늘날 삼성그룹의 출발점이다. 삼성에 따르면 삼성상회는 대구에서 식품 등을 중국 만주와 베이징 등에 수출하는 사업을 했다.


따라서 1945년 8월15일 당시 삼성은 창업 7년차였다.


다만 지금의 삼성전자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삼성전자가 만들어진 것은 1969년이다. 반도체와 스마트폰은커녕 전자산업 진출 자체가 광복 이후 20여년이 지나서야 이뤄졌다.


◇ 현대의 뿌리는 자동차 정비소



정주영 현대 창업회장의 사업 역사는 광복 이전부터 시작됐다.


정 창업회장은 1940년 자동차 정비소 '아도서비스'를 설립했다. 광복 이듬해인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로 이름을 바꾸면서 사업에 처음 '현대'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듬해에는 현대토건을 설립했다.


현재의 현대자동차는 1967년 출범했고, HD현대의 뿌리인 현대중공업의 조선사업은 1972년 시작됐다.


◇ LG·SK·한화는 모두 광복 이후 태어났다


LG의 출발은 광복 2년 뒤다.


구인회 창업회장이 1947년 락희화학공업사를 설립했다. 첫 사업 가운데 하나가 화장품이었다. 1958년에는 금성사를 세우면서 전자산업에 뛰어들었다. 오늘날 LG화학과 LG전자의 모태다.


SK의 출발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이다. 최종건 창업회장이 전쟁으로 폐허가 된 선경직물 공장을 복구하면서 그룹의 역사가 시작됐다.


한화 역시 전쟁 이후 탄생했다. 김종희 창업회장이 1952년 한국화약을 설립했다. 당시 국가 인프라 건설에 필요한 산업용 화약을 국산화했고, 1957년 국내 최초로 다이너마이트 국산화에 성공했다.


◇ 롯데도 없었다…신격호는 일본에


롯데 역시 광복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신격호 창업회장은 1941년 일본으로 건너가 공부와 일을 병행했다. 광복 이후에도 일본에 남아 사업을 시작했고 1948년 일본 롯데를 세웠다.


한국에서 롯데제과를 설립한 것은 1967년이다.


포스코는 더 늦다.


포항종합제철은 1968년 창립됐다. 자본도 기술도 부족했던 상황에서 일관제철소 건설에 나섰고, 1973년 6월9일 포항 1고로에서 처음 쇳물을 뽑았다.


◇ 81년 뒤 세계 산업의 한복판으로


광복 당시 존재했던 기업도, 이후 태어난 기업도 출발점은 지금과 크게 달랐다.


삼성은 식품 무역에서 반도체·스마트폰으로, 현대는 자동차 정비에서 자동차·건설·조선으로 영역을 넓혔다. LG는 화장품과 플라스틱에서 전자·배터리·AI로, SK는 직물에서 반도체·통신·에너지로 성장했다.


한화의 산업용 화약은 방산·우주항공으로 이어졌고, 1972년 울산의 작은 어촌에서 시작한 HD현대의 조선사업은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업체로 성장했다.


81년 전 광복 당시의 기업 지도를 현재와 겹쳐놓으면 한국 산업이 얼마나 짧은 시간에 바뀌었는지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1945년에는 이름조차 없었던 기업 상당수가 이제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배터리, 방산 등 세계 산업의 중심에서 경쟁하고 있다.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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