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다시 오르나..."러시아發 2차 ‘오일쇼크’ 가시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4.22 12:05
원유

▲원유(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對)러 제재로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이 앞으로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가뜩이나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공급이 부족해지고 있는 상황 속에 러시아산 원유마저 더욱 줄어들 경우 유가 상승에 대한 압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이전 수준 대비 10% 가량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컨설팅업체 오일엑스(OilX)는 미 항공우주국(NASA)가 제공한 위성사진들을 활용해 러시아의 플레어링 활동을 분석했고, 그 결과 러시아는 4월 첫 2주 동안 평균적으로 하루에 약 1020만 배럴어치의 원유를 생산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지난 2월과 3월 산유량이 각각 1110만, 1100만을 보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와중에 공급계약 만료를 앞둔 정유사들과 트레이더들이 앞으로 러시아와 거래를 중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러시아 산유량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 러시아군의 대공세가 시작된 만큼 국제사회의 탈(脫) 러시아 행보에 동참하는 업체들이 많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최근엔 유럽연합(EU)이 단계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독일 주간지 빌트 암 존탁에 "원유가 다음 제재안에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 역시 EU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와 비슷한 내용으로 보도했으며 이르면 다음 주 초 해당 방안이 EU 대사들에 제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최근 보고서를 내고 러시아의 원유 공급이 이달 하루 150만 배럴 가량 줄고 5월 이후엔 그 규모가 300만 배럴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IEA는 이어 "일부 아시아 구매자들은 할인된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이고 있지만 정통 고객들은 거래를 중단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으로 유입되는 러시아산 원유가 증가세를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를 반영하듯, 블룸버그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에너지업체 로스네프트는 EU의 금수조치가 발표되기 전 현물시장에 원유를 최대한 많이 매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로스네프트는 장기 계약으로만 원유를 판매한다"며 "이는 러시아와 거래를 줄이는 트레이더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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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가격추이(사진=네이버금융)

이처럼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계속 줄어들 것이란 관측은 유가 상승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6% 오른 배럴당 103.7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108.33 달러에 장을 마감하는 등 110달러선 돌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우크라 전쟁 이후 WTI 가격은 지난달 최고 123.70달러까지 찍었지만 주요 원유 소비국들의 비축유 방출,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여파 등으로 이달 초 94.29달러까지 내려앉았다. 유가가 마침내 진정국면으로 전환하는 듯 했으나 최근 들어 유가 상승세가 또다시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러시아발 2차 오일 쇼크가 시작됐다"며 1차 파동과 달리 이번엔 유가가 장기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중국에서 봉쇄가 부분적으로 해제되고 있는 점, 산유국 리비아 시위로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는 점, 에너지 성수기인 북반구 여름철이 다가오고 있는 점 등이 공급 부족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업계 예상대로 러시아 산유량이 5월까지 줄어들 경우 수요공급 법칙이 시장에 다시 작용할 것"이라며 "이는 유가가 다시 한번 상승할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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