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탑티어에 도전한다] K-조선, 바다위 테슬라 개발 '왕좌' 굳힌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5.25 18:00

한국조선해양, 아비커스와 자율선박 가상 시운전에 성공



삼성중공업, 독자개발 자율항해 시스템 'SAS' 연내 상용화



대우조선해양 '단비', 올해 하반기 단계별 운항시험 착수

자

▲한국조선해양이 그룹의 선박 자율운항 계열사인 아비커스와 지난달 19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자사 시뮬레이션 검증시설 ‘힐스’에서 가상 시운전 시연회를 개최했다.

GS

▲한국조선해양이 자체 개발한 디지털트윈선박 플랫폼(HiDTS).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글로벌 최고의 위치에 오른 국내 조선 3사는 첨단기술력을 앞세워 ‘왕좌 지키기’에 힘을 쏟고 있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추세에 맞춰 규제가 높아진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승부한다는 계획에서다.

최근 세계적인 추세는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발주량이 늘어나면서 선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이미 우리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세계 시장에서 1위 자리에 올라 자리를 더욱 굳건히 하겠다는 각오다.

우리 조선사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바다 위 테슬라’로 불리는 자율운항선박 개발로 후발 주자들과 격차 벌이기에 나섰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는 최근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발주량이 증가하면서 자율운항선박에 집중도를 높이는 분위기다.

먼저,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현대중공업그룹 선박 자율운항 계열사 아비커스와 함께 스마트 여객선 가상 시운전의 성공을 이끌어냈다. 시연회에는 디지털 트윈 기술로 새로 만든 기관·항해 통합 시운전 기술이 활용됐는데, 디지털 트윈은 가상 세계에 현실 속 사물을 똑같이 구현하고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가정해 결과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한국조선해양 측은 시운전에 성공한 선박은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기술과 전기추진, LNG이중연료 엔진, 원격관제 스마트 솔루션 등과 같은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여객선으로 엔진 등 주요기관에 대한 시운전을 진행하는 한편, 가상의 해상환경 하에 출항부터 항해, 고속운항, 접안 등 실제 선박의 운항 시나리오를 그대로 재연해 선박의 안정성을 검증했다는 설명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월에도 세계 최초로 LNG운반선에 대한 가상 시운전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에는 엔진시스템과 연료공급시스템, 전력·제어시스템 등 주요 기관을 대상으로 시운전이 진행됐다.

한국조선해양은 오는 2030년까지 사람의 개입을 최대한 줄이는 디지털 기반 미래 조선소 프로젝트(Future of Shipyard·FOS)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

▲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 내 원격관제센터에서 자율운항 중인 선박에 장착된 고성능 카메라를 통해 주변 장애물을 확인하는 모습


삼성중공업 역시 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에 집중, 현재 독자 개발 자율항해 시스템 ‘SAS(삼성 자율 선박)’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이 기술로 2020년 300t급 예인선이 반경 1㎞ 내 선박과 장애물을 피해 5㎞ 떨어진 목적지에 선원 개입 없이 도착했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 자율운항선박 간 충돌 회피 기술 실증에 성공했다.

SAS에는 레이다, GPS(범지구 위치결정 시스템), AIS(자동식별장치)와 카메라 영상이 융합된 인지, 360도 열화상 카메라, 충돌 회피를 위한 엔진 자동 제어 등 최신 기술이 집약됐다. 국제 항해가 가능한 대형 선박에 기본 항해 장비와 연동만 해도 즉시 적용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 측은 SAS에 인공지능(AI)과 딥러닝 기술 등을 결합해 더 정교하고 높은 편의성을 제공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항해 보조장치로서 신뢰성과 안전성을 높여 2025년 이후 부분 자율항해선박 주요 항해장비로 승격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

▲대우조선해양 자율운항시범선


대우조선해양에서도 올해 하반기 자율운항 시험선 ‘단비(DAN-V)’의 단계별 운항 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에는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원격조종 등 자율운항과 안전운항 관련 기술 시험을 마친 상태다.

또 최근엔 인공위성 통신으로 해상 운항하고 있는 선박의 각종 장비에서 운전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육상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결함을 진단·시정하는 ‘DSME 기자재 상태진단 솔루션’도 개발했다.

조선 3사들이 미래 선박과 연료 기술 연구개발 비용을 아끼지 않는 배경엔 미래 조선시장 판도가 친환경과 혁신 기술에 초점이 맞춰져 재편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어큐트마켓리포츠(Acute Market Reports)에 따르면 자율운항선박 및 관련 기자재 시장은 연평균 12.6%씩 성장해 2028년에는 시장규모가 235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세계 조선시장이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재편될 것이다. 특히 경쟁 패러다임이 자율운항 선박과 같은 ‘기술’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아름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