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종, 이번엔 조정지역에서 풀릴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6.22 13:49

국토부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일부 해제 검토



대구·세종 등 그동안 지속적으로 지정 해제 요구



전문가 "주택 시장 상황 작년과 달라 해제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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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가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검토하면서 대구와 세종이 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장원석 기자] 국토교통부가 일부 지역의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지정 해제를 검토한다. 이번 검토로 대구와 세종 등 그동안 집값이 크게 떨어졌던 지역을 중심으로 해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대구와 세종 지역의 집값 하락폭이 크지만 당장 규제 해제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었다. 만약 조금 떨어졌다고 규제를 바로 풀어줬다가 다시 집값이 오르면 정부가 정책 실패 책임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은 조정지역을 해제했다고 집값이 다시 폭등할 만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 정부, 일부 지역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해제 검토


22일 국토부에 따르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새 정부 제1차 부동산 관계 장관회의에서 발표한 ‘임대차 시장 안정 방안 및 3분기 추진 부동산 정상화 과제’에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가운데 일부 지역을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국토부는 주택시장 상황과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이달 말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를 열어 일부 지역의 해제를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투기과열지구는 49곳, 조정대상지역은 112곳이 지정돼 있다.

주택법 시행규칙의 조정대상지역 지정 요건을 보면 최근 3개월 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해야 한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강력한 대출 규제를 받는다. KB시세로 9억원 이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50%, 9억원 초과면 30%를 적용받는다. 총부채상환비율(DTI)도 50%로 제한된다. 2주택자는 주택을 추가로 매수할 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LTV가 9억원 이하면 40%, 9억원 초과는 20%가 적용되는 등 더욱 강력한 대출 규제가 적용되고 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 수위도 높아진다.

작년 하반기부터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주택 거래가 급감하고 집값이 하락하는 지역까지 나오자 해당 규제지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정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주택가격 상승률과 미분양 주택 추이, 청약경쟁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규제지역 해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 그동안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던 대구·세종 ‘반색’


이번 조정지역 투기과열지구 해제 발표에 특히 관심이 가는 지역은 대구시와 세종시다. 특히 그동안 대구지역 시장 및 국회의원들은 "주택시장의 안정화와 연착륙을 위해 대구의 조정대상지역 해제가 꼭 필요하다"고 국토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대구의 경우 지난 2020년 12월 대구시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이래 주택거래 급감, 주택 가격의 이례적 하락은 물론 미분양이 증가하는 등 주택시장 침체를 겪었다.

실제로 대구는 작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집값이 내렸고 미분양 아파트도 지난 4월 기준 6827가구로 1년 전 897가구보다 7배 가까이 급증했다. 대구 집값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가 둔화했고 현재도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어 더이상 이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다.

세종도 기대하는 지자체중 하나다. 세종시 집값은 지난해 7월26일 이후 지난 13일까지 47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세종은 2년 전 행정수도 이전 호재가 반영돼 집값이 급등했으나 이후 부동산 시장에 쌓인 피로감과 집값이 고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맞물려 낙폭을 키워 조정지역 해제 요건을 채웠다.

문제는 주정심은 정량 요건 외 정성적 요건도 고려한다는 점이다. 투기과열지역의 경우 ‘주택에 대한 투기가 성행하고 있거나 우려되는 지역’, 조정지역은 ‘주택 분양 등이 과열되어 있거나 과열될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한 검토를 진행한다. 그동안은 정성 평가를 통과하지 못했는데 이번엔 통과 가능성이 높다.

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이번에는 국토부가 전향적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주정심이 최근의 집값 안정이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으로 수요를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지만 주택시장 상황이 작년과는 다르다"고 전망했다.

jw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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