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시장 5070 '큰 손'…청년 전유물 옛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7.14 18:10

경제력·자기투자 충실…패키지 예약 45~70% MZ세대 능가



65세 이상 여가활동 '관광' 1위…여행사 맞춤형 상품 경쟁

2022071401000587300023711

▲13일 오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해외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일상회복 이후 ‘여행 보복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50∼70대 시니어 세대가 ‘여행시장 큰 손’으로 주목받고 있다.

14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모두투어 등 주요 여행사의 예약 현황에서 패키지 상품을 중심으로 50대 이상 고객층의 예약률이 45~70%대로 확인돼 젊은층 여행수요를 압도할 정도로 많았다.

모두투어는 불필요한 일정을 줄이고 ‘3NO(노팁, 노옵션, 노쇼핑)’를 적용한 프리미엄 라인 상품 ‘시그니처’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이 상품은 최대 20명 이하 소규모 그룹으로 운영되며 풀서비스 항공, 4·5성급 이상 숙박 시설 등 고품격 패키지로 시니어 여행객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노랑풍선도 PCR검사 비용과 전 일정 식사, 관광이 모두 포함된 ‘베트남 다낭 리조트 상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터키 일주 상품도 특급호텔 숙박, VIP버스 등 고급 옵션이 모두 포함돼 여행에 집중할 수 있단 점에서 시니어 여행수요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이같은 시니어 여행 수요 증가와 관련, A여행사 관계자는 "전체 패키지 상품 예약률 중 약 70% 이상이 50대 이상 여행객으로, 특히 유럽처럼 가격대가 높은 여행지는 60대 이상이 대다수"라고 전하며 "현재 출시하는 패키지여행 상품 100%가 시니어 고객층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B여행사 관계자도 "50대 이상 고객 비중이 전체 패키지 상품 예약률에서 50~55% 가량 차지한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여가 생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소비 성향을 띠는 시니어 여행객의 예약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확인시켜줬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고령화 속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오는 2025년 만 65세 인구가 전체 인구 중 20%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2035년 고령인구 비중이 35%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시니어 세대가 여행산업뿐 아니라 국내 소비시장에 미치는 구매력 파워는 갈수록 막강해 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2017년 통계청이 발표한 여가활동조사 결과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꼽은 ‘향후 가장 하고 싶은 여가활동’ 1위로 ‘관광(65.8%)’이 꼽혔다.

최근 3년간 SNS와 커뮤니티의 키워드 언급 추이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2019년 1만1257건이었던 시니어 세대의 ‘여행’ 언급량은 지난해 2만7371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시니어’ 또는 ‘실버’라는 용어로 여행상품의 카테고리를 규정해 고객층을 연령별로 나누는 마케팅은 오히려 역효과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시니어 여행상품이란 카테고리로 판매한 결과, 시니어 세대를 ‘늙은이 취급’ 한다는 인식을 준다며 해당 상품의 예약률이 현저히 떨어진 사례가 실제 사례가 있었다고 한 여행업계 관계자가 귀뜸했다.

D여행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효도여행’처럼 특정 연령대에 특화된 상품이 관심을 받았지만, 젊은 감각을 누리길 원하는 중장년층 요구가 늘어나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상품으로 수요가 옮겨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여행업계는 ‘시니어 여행’이나 ‘실버 여행’과 같은 표현을 자제하고 폭 넓은 연령대를 수용하는 상품 발굴에 나서고 있다.

또한, 구매력 높은 시니어 세대의 경제 기반을 고려해 상품을 프리미엄화하거나, 코로나19 이후 ‘안전’과 ‘편안함’을 중시하는 소비 양상에 맞춰 맞춤형 상품 등을 내놓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합리적인 일정과 가격 경쟁력을 지닌 가성비 높은 패키지 상품이 베스트·스테디셀러였다"며 "지금은 패키지와 개별 여행의 장점만을 살린 하이브리드형 상품이 젊은층뿐 아니라 시니어 여행객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inahohc@ekn.kr

조하니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