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소비 열풍에 대체육 인기 상승, 사업 확장 경쟁
신세계푸드, 기업납품 B2B서 개인소비 B2C로 확대
CJ제일제당, 2천억 성장 목표 인천2공장 양산 구축
농심, 전문 브랜드·식당에 집중 "연매출 1천억 노려"
▲지난 15일 신세계푸드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선보인 식물성 정육점 ‘더 베러’. 사진=신세계푸드 |
소비자들의 가치소비 인식 확산으로 식물성 식품 소비가 늘어나면서, 미래성장동력으로 대체육 등 식물성 식품 개발·판매를 통한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대체육 대표 브랜드인 ‘베러 미트(Better Meat)’를 내세우며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무게를 두고 있다.
종전까지 스타벅스, SK텔레콤 등 주로 B2B(기업간 거래)에 그쳤던 대체육 사업 영역을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식물성 식품 정육점인 ‘더 베러’를 내놓는 등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더 베러’는 오는 30일부터 12월 말까지 일반인 대상으로 한시적 운영하는 팝업스토어이다. 매장은 베러미트 다짐육을 활용한 칠리 콘카르네 등 20여 종의 대체육 메뉴뿐 아니라 비건 빵, 비건 치즈 등 식물성 대체 식품으로 만든 제품 30여종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지난해 7월 신세계푸드가 샌드위치 전용 베러미트 대체육 햄인 ‘콜드 컷’을 넣어 만든 샌드위치도 스타벅스를 중심으로 견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콜드 컷’은 콩에서 추출한 대두단백과 식물성 유지 성분으로 만들어졌다. 여기에 해조류에서 나온 다당류를 더해 햄 고유의 탄력성도 살렸다. 이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인기를 모으면서 출시 이후 올해 5월 기준 누적 판매량만 50만개에 이른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에 익숙하지 않은 대체육을 활용한 메뉴인 만큼 저조한 판매량을 예상했지만, 하루 평균 1000여개 판매되면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오는 2025년까지 대체 단백시장을 겨냥해 대체육을 포함한 ‘식물성 식품’ 사업을 2000억원 규모까지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최근 발표했다. 현재 인천2공장에 연 1000톤 규모 생산라인을 구축했으며, 향후 해외사업 확대에 맞춰 추가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일 목적으로 급식업체·프랜차이즈 브랜드 등과 협업, 파트너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인도네시아 식물성 스타트업인 ‘그린레벨’에 투자를 결정하는 등 동남아 지역을 비롯한 해외 대체육 시장 진출에도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나아가 미래 식량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버섯과 균사체를 이용한 발효단백, 배양육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지난해 말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을 선보인 농심은 지난 5월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을 개장하며 시장 선점에 힘 쏟고 있다. 자체 개발한 대체육에 제철 채소등을 곁들인 레시피 등이 소비자 호평을 얻으면서 지난달 방문객만 1000명을 넘어서는 성과를 보였다.
농심 관계자는 "베지가든을 연매출 1000억 규모 브랜드로 키우는 것이 장기적 목표"라며 "대체육 수출도 진행하고 있으며, 너비아니· 떡갈비 등을 중심으로 K-비건식품 인지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식품업계가 앞다퉈 대체육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높은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110억3300만달러(약 13조9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비건 등 일부 소비자 전용으로만 여겨지던 대체육이 건강관리 트렌드와 맞물리며 소비층이 확대되는 양상"이라며 "기업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고 있어 기존 대비 소비자 선택권도 넓어졌다"고.설명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