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년이내 노후석탄 폐쇄, 민간 신규석탄발전 허가 배경 되짚어 기여도 높여야
- 민간석탄발전의 경우 탄소배출이 비교적 적고 발전효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신기술 채택
아슬아슬한 여름철 전력수급 상황이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일상을 멈추게 할 수 있는 대정전(블랙아웃)의 걱정을 낳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전력수급 비상시기가 앞당겨지고 그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또 전력 수급난 경보음이 그간 한 여름철에만 국한됐으나 겨울철에도 울린다.
이에 에너지경제신문은 전력수급의 현 문제점 진단과 함께 다양한 전력수급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전력 보릿고개 언제까지’ 기획을 마련해 상·중·하 세 차례 연재한다. [편집자 주]
▲신규로 추진 중인 강원 강릉안인화력 발전소의 최근 건설현장 모습. 강릉에코파워 |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2011년 9·15 수도권 순환정전 사건은 지난 정부와 마찬가지로 발전원이 부족한 가운데 전기요금은 동결하면서 수요가 급증하면서 발생했다.
그 이후 정부는 공기업과 민간의 발전소 건설을 독려했다. 민간이 석탄발전 건설에 나서게 된 계기다. 9·15 순환정전 전에도 정부의 위기의식은 이미 나타나고 있었다. 2010년 12월 발표한 정부의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공급설비의 불확실성이 있으므로 준공지연 발생시에도 기준계획 설비용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충분한 건설의향을 반영하도록 했다. 2013년 발표된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이와 같은 정부의 절박한 위기의식이 잘 나타나 있다. 불확실성 대응설비를 건설하고, 발전소 폐지도 연기했으며, 긴급설비를 투입하고 민간 발전기의 공급능력도 확보하기로 했다.
이와 같은 전력공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건설된 민간 석탄발전소가 GS동해전력, 고성그린파워다. 내년과 내후년에는 강릉에코파워와 삼척블루파워가 속속 완공될 예정이다. 이들 민간 석탄발전기는 7GW가 넘는 발전용량을 갖고 있다. 100만kW급 한국형 원전 7개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이다. 모두 전력이 모자랄 때 정부의 긴급한 요청에 부응해 시작한 사업이다. 원자력발전소처럼 석탄화력발전소도 건설기간이 오래 걸려 이제야 그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국내서 마지막으로 남을 석탄발전소로 평가받는다. 이들 신규석탄화력발전소는 지난 2014년 무렵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에서 발전사업허가를 받아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부터 반영이 됐다. 신규 석탄발전 기 중 고성하이화력 1호기는 지난해 여름 시험운전부터 전력수급 불안해소에 한 몫을 담당하기도 했다.
□ 석탄화력발전소 신규 건설 현황
발전소명 | 발전규모(MW) | 위치 | 사업비(원) | 준공(예정) | 사업참여자 |
삼척화력 1,2호기 | 2100(1050*2) | 강원도 삼척시 적노동 | 총 4조9000억 | 2024년 4월 | 포스코에너지( 삼척블루파워), 포스코건설, 두산중공업 |
강릉안인화력 1,2호기 | 2080(1040*2) | 강원도 강릉시 안인리 | 총 5조6000억 | 2023년 3월 | 강릉에코파워, 삼성물산 |
고성하이화력 1,2호기 | 2080(1040*2) | 경남 고성군 하이면 덕호리 | 총 5조1960억 | 2021년 10월 | 고성그린파워, SK건설, SK가스, 남동발전 |
GS동해전력 1,2호기 | 1100(595*2) | 강원도 동해시 북평 | 총 1조6000억 | 2017년 3월 | GS이앤알, 동서발전, 삼탄 |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정부로부터 발전업 인가를 받은 이후 제9차 전력수급계획에 이르기까지 신규 석탄발전소는 정상적인 발전원으로 포함돼 있다"며 "(신규 석탄발전소는) 전력의 안정적 공급과 전력요금 인상을 억제하는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조홍종 교수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조기폐쇄하고 신규로 건설돼 기술적으로 효율이 높은 석탄발전소를 가동함으로써 오염물질 저감과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신규 석탄발전소는 탄소중립으로 가고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과 함께 ‘가교 전원’으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NG 발전은 최근 차질을 빚는 여러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 신설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발전단가를 보더라도 석탄발전과 비교할 때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신규 석탄발전소의 경우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배출량에서 노후 석탄발전에 비해 훨씬 낮고 LNG 발전에 비해서도 결코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민간 석탄발전은 착공 당시와는 달리 미세먼지와 탄소중립 이슈가 커져 석탄발전에 대한 규제가 이중 삼중으로 늘어나며 완공 후에도 본전도 찾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업계에서는 불안한 기색이 가득하다. 2050년 석탄화력발전 전면 퇴출, 탄소중립, 에너지전환, 상한제약 등 당초 사업을 시작할 때와 시장 환경이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2024년 완공 예정인 삼척블루파워의 경우 설계수명 30년도 채우지 못할 처지다. 다른 발전소들도 정부의 탈(脫)석탄 정책으로 적정 운영 수익조차 거두기 어려운 현실이다.
jj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