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창릉·남양주왕숙 시범사업 선정에 수요예정자 이목 집중
10월부터 후보지 발표…GTX 환승역 기대감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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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팩트시티 개념도. 국토교통부 |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2023년까지 콤팩트시티 개념으로 다핵분산형 지정계획을 세우고 역세권 위주로 15만 가구를 공급한다. 철도역 반경 300m내 고밀 복합쇼핑몰과 오피스를 설치하고, 300m~600m이내 중고밀 청년주택, 600m부터 배후지역까진 중밀 대단지 아파트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콤팩트시티 개념을 확립하기 위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들어설 3기 신도시 고양 창릉지구와 남양주 왕숙지구를 콤팩트시티 우선 시범사업으로 선정했다.
◇ K-콤팩트시티 성공 위해 까우룽·유라릴 모델 참고
경기도청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해 4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연구용역 수행 중인 ‘대규모 택지지구 역세권 사업화방안 수립 및 시범지구 사업타당성 검토’ 내용을 토대로 10월부터 후보지가 발굴된다.
본지가 입수한 LH 과업내용서에는 "콤팩트시티 조성, 지역 랜드마크화를 통한 신도시 핵심거점육성 및 기반시설과 역세권사업의 통합개발을 통한 입체적 연계"가 담겨있다.
콤팩트시티는 철도역 인접 중심으로 첨단 주거시설과 사무공간, 문화시설 등의 초고층 건축물들이 집약한 고밀개발이 핵심이다. 고밀개발은 압축적 도시개발을 위해 용적률과 건폐율을 높여 한정된 토지에 더 많은 건축 공간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에드워드 글레이저가 쓴 저서 ‘도시의 승리’에는 도심에 고층빌딩을 지어 도시 거주 수요를 흡수시키고 직주근접을 달성하는 것이 고밀개발의 핵심이라고 나와 있다. 다만 고밀개발은 건축물이 높아질수록 오히려 1개 층이 온전히 쓸 수 있는 면적이 점점 줄어들어 비용 대비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토부는 콤팩트시티 성공구현을 위해 홍콩 까우룽(코우룬·kowloon)과 프랑스 유라릴 개발사업을 모델로 삼았다. 홍콩은 1991년부터 2010년까지 까우룽에 약 13만5000㎡ 부지에 신규 철도노선을 활용해 낙후지역을 개발하고 주택을 공급했다. 도심에는 공항 터미널과 철도와 연계한 복합환승센터를 설치해서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완수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유라릴은 1994년부터 2019년까지 약 150만㎡ 부지에 초고속 철도 TGV(테제베)를 중심으로 한 철도역 주변 역세권 복합개발을 완공했다. 역세권 업무시설과 서비스기업 위주로 대규모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기도 했다. 특히 유라릴은 릴 시만의 정체성과 지역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로 도시재생 성공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는 평가다.
◇ 고양 창릉·남양주 왕숙 콤팩트시티 선두주자로
3기 신도시 수요 예정자들은 진작부터 콤팩트시티 구축을 염두에 두고 실현 가능성을 저울질해 왔다는 것이 부동산업계 중론이다. 정부가 8·16대책에서 약속한 270만 가구 공급계획을 충족하기 위해선 기존 택지에서 용적률 완화 등 고밀개발 방식을 충분히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3기 신도시는 지구단위계획만 바꾸면 용적률을 재설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지난 2020년에는 국토부가 3기 신도시 공공택지 주거 밀도를 높여 당초 계획보다 2만가구 물량을 추가 확보한 사례도 있다.
콤팩트시티 시범사업으로 들어설 고양 창릉은 GTX-A노선(파주 운정~화성 동탄)과 신설 추진 중인 ‘고양은평선’을 활용할 예정이다. 현재 신설 추진 중인 창릉역 주변 10만2000㎡ 부지에 지하도시형 역세권 개발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호텔과 방송, 전시문화시설 등도 들어서며 약 1600가구 주상복합이 공급된다. 이를 위해 내년 하반기 지구계획 변경에 들어간다.
남양주 왕숙은 GTX-B(인천 송도~경기 남양주 마석)와 지하철 9호선 연장선(서울 강동~경기 하남~남양주), 경춘선(서울중랑구 망우~강원 춘천) 등 역세권과 맞물려 개발될 계획이다.
GTX-B노선에 추진될 왕숙역(가칭) 주변 27만9000㎡ 부지에 쇼핑몰, 프라임급 오피스 등이 들어선다. 또 약 1500가구 주상복합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는 고양 창릉과 남양주 왕숙이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것에는 GTX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향후 후보지들도 복합환승센터 개발이 가능한 GTX 일대와 그 주변 역을 중심으로 한 지역이 후보지로 선정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관망하고 있다.
다만 GTX 환승역을 중심으로 고밀개발이 이뤄질 경우 자치구나 주민들과의 갈등 문제도 있고, 또 개발자들의 이익만 더 커질 수 있어 도시 정책적 큰 틀에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콤팩트시티는 지역 안에서 다양성 확보를 위해 고밀개발 형태로 짓는 것이 기본이다. 도시 트렌드가 콤팩트시티 개발로 가고 있지만 지속가능성 여부는 분명치 않다"며 "또한 고밀개발 자체가 토지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정부는 가격을 철저히 검증하고 민간은 인센티브를 최대한 적용받아 개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kjh123@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