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금리인하 시사했는데…9월 ‘1회 인하’로 끝나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8.23 10:18

잭슨홀 연설서 ‘비둘기파’ 메시지 던진 파월
“고용 하락 위험 커져…정책 기조 조정할 수도”
美 다우지수 신고가…원/달러 환율 1380원대로 급락
신중론도 제기…9월 인하 후 관망세 이어갈 수도

USA-FED/JACKSONHOLE-POWELL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연합)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2일(현지시간) 잭슨홀 심포지엄을 통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 인하 횟수와 폭에 관심이 쏠린다.




파월 의장은 이날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잭슨홀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실업률과 기타 노동 시장의 안정성 덕분에 우리의 정책 기조의 변화를 고려할 때 신중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며 “그럼에도 정책 (금리가) 제한적인 영역에 있는 상황 속에서 기본 전망과 위험 균형의 변화로 정책 기조를 조정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양대 책무인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 사이에서 위험이 인플레이션에서 노동 시장으로 쏠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이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노동 공급과 수요 모두가 뚜렷하게 둔화한 데서 비롯된 특이한 균형"이라며 “고용이 하락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런 위험이 현실화된다면 해고가 급격히 늘어나고 실업률이 오르는 형태로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파월 발언은 지난해 8월 잭슨홀 연설처럼 금리 인하를 명확히 선언하지 않았다. 다만 그동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기자회견에서 신중하면서도 매파적인 메시지를 보냈던 모습과 달랐다.




이를 두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금리 인하가 다가오고 있다는 가장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파월 의장은 특히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이 일회성이란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본다고 했다. 그는 또 물가상승 압력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가능성은 있지만, 노동시장의 하방 위험을 감안하면 그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이에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9% 오른 4만5631.74에 거래를 마감해 작년 12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52% 오른 6466.9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88% 오른 2만1496.54에 각각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6거래일 만에 반등해 지난 14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6468.54)에 근접했고, 나스닥 지수는 4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것이란 관측에 달러 가치는 급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 9월 선물은 전장 대비 0.93% 하락한 97.59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한국 원화 환율도 하락(원화 강세)했다. 23일 새벽 2시 달러-원 환율은 전장 서울환시 종가 대비 14.90원 하락한 138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4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1390원을 밑돌게 됐다. 이번 장 주간 거래(9시~3시 반) 종가 1393.20원 대비로는 9.70원 낮아졌다.


외환 시장에서 일본 엔화 환율도 전장 대비 0.96% 하락한 달러당 146.95엔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9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다시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금리선물시장은 연준이 9월에 금리를 4.00~4.25%로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84.0%로 반영하고 있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75.0%에 있었다.



연준 잭슨홀

▲(왼쪽부터) 22일(현지시간) 잭슨홀 심포지엄에 참석한 앤드루 베일리 잉글랜드은행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 우에다 가즈오 일보은행 총재,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AP/연합)

다만 파월 의장의 발언을 봤을 때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경제 상황을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0.25%포인트씩 내릴 가능성이 크다.


파월 의장은 “7월로 끝나는 12개월 동안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2.6%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는 2.9% 상승했다"며 인플레이션이 크게 오를 가능성에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관세가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효과는 이제 분명하게 보인다"며 “이는 향후 몇 달 동안 축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물가 상승에 미치는 관세의 영향이 “단기적·일회성"일 수도 있고, “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파월 의장은 또 금리 경로와 관련해 “통화정책은 사전에 정해진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FOMC 위원들은 데이터에 대한 평가와 경제 전망 및 위험 균형에 미치는 영향만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고, 우리는 결코 이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산탄더 US 캐피탈 마켓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9월 (FOMC에서) 나올 메시지는 '금리를 1회를 내린 후 무슨 일이 일어날지 관망하겠다'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블룸버그 또한 “(9월 이후) 더 많은 인하가 뒤따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짚었다.


9월 금리인하를 확신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레이드스테이션의 데이비드 러셀은 “다음 고용 혹은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예상치를 웃돌 경우 파월 의장은 신뢰도를 해치지 않으면서 매파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트 워싱턴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의 댄 카터 매니저는 “시장은 이같은 어조의 변화를 마음에 들어할 것"이라면서도 “너무 앞서 나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지금부터 다음 FOMC 회의까지 많은 지표들이 공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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