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자율규제' 논의 한창…"일률 규제는 안된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9.21 15:47

분야별·플랫폼별 특성에 맞도록 다양한 의견수렴 필요

계인국교수

▲계인국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 교수가 21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 주관으로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플랫폼 자율규제의 답을 찾다’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온라인 플랫폼 자율규제를 위한 민간 기구가 지난달 공식 출범한 가운데, 전체 플랫폼에 일률적인 규제를 적용하기보다는 분야 별 모델을 만들어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21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는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플랫폼 자율규제의 답을 찾다’를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개최하고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플랫폼 산업의 자율규제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가 플랫폼 산업에 대해 자율규제를 적용하기로 한 후, 민간이 주도하는 ‘플랫폼 자율기구’를 중심으로 바람직한 자율규제 방안을 논의 중인 상태다.

지난달 19일 공식 출범한 플랫폼 자율기구에는 플랫폼 사업자를 포함해 플랫폼을 둘러싼 각종 이해관계자와 소비자단체 등이 참여한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계인국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시점에서 넓은 범위에 대한 플랫폼 규제는 실효성도 타당성도 인정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규제 도입에 앞서 대상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분야별 특성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예측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혁신산업이면서 동시에 매우 다양한 유형과 내용을 가진 플랫폼 시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완전무결하게 해소하겠다는 것은 ‘규제욕구’에 지나지 않는다"며 "규제 필요성에 대한 실증적 검토, 규제대상 및 대상행위 등의 확정과 그 요건의 설정, 규제 수단의 실효성과 비례성 파악 등이 충분히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지원 광운대 법학부 교수도 각 플랫폼 성격과 유형에 적합한 자발적 자율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 교수는 "이미 플랫폼 산업 분야에서 상당한 정도의 경쟁이 이뤄지고 있어 자율규제의 효과는 상당히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정보 비대칭과 일률적인 모델 적용의 어려움을 고려해야 하며 해당 영역의 특징을 고려한 개별적인 모델 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 상황과 참여자들의 이해관계를 면밀히 고려해 업종별 혹은 규제의 쟁점별로 적합한 자율규제를 채택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자율규제 역량을 서서히 키워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규제 주체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규제를 만들고 집행하는 주체가 정부가 아니라 사업자 또는 사업자단체, 혹은 독립적 자율규제기구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현경 서울과기대 융합미디어콘텐츠정책전공 교수는 "온라인플랫폼 자율규제는 ‘공적규제’의 적절성을 시험하기 위한 중간적 규제 형태, 혹은 공적 규제의 대체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적자치의 연장선에서 ‘자율규제’를 적용해야 하고, 자율규제기구의 역할과 구성에도 이러한 방향성이 존중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형태는 ‘산업계 주도 설치형 자율규제기구’가 더 적절하다"라며 "다만 불가피하게 ‘정부 주도 설치형 자율규제기구’를 선택할 경우 자율규제의 영역, 법적 근거 등에 있어서 가장 완화된 방식을 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온라인플랫폼 자율규제기구’가 갖춰야 할 요건으로 △변화·이동·혁신성을 반영할 수 있는 융통성 △전산업 관련성에 비롯된 갈등 해결 능력 △탈영토성에 기반한 글로벌지향성 △집행력과 실효성 확보 등을 꼽았다.
김현경 교수

▲김현경 서울과기대 융합미디어콘텐츠정책전공 교수가 세미나에서 ‘온라인플랫폼 자율규제기구’의 바람직한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oj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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