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트업의 도약 ⑩] 링크페이스 “생체신호 센서로 귓속질환 예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9.25 16:13

난청예방 디어헤드폰, 휴대용 귀 제습기 디어버즈 개발



CES 3연속 혁신상…초전도실리콘센서 플렉스 핵심기술



임경수 대표 "보청기·이어폰 결합 혁신기기 개발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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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수 링크페이스 대표. 사진=김하영 기자


20세기 글로벌경제를 제조와 금융 중심의 ‘골리앗기업’이 이끌었다면, 21세기 경제는 혁신창업기업 스타트업(start-up) ‘다윗기업’이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최근 20여년 간 글로벌 경제와 시장의 변화의 주인공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타트업이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알리바바, 틱톡은 물론 국내의 네이버, 카카오, 넥슨, 쿠팡 등도 시작은 개인창업에서 출발했다. 이들 스타트업들이 역외와 역내 경제에서 새로운 부가가치, 새로운 직종(일자리) 창출을 선도하고 있다.

한낱 목동에서 당당한 장군로 성장한 ‘스타’ 스타트업을 꿈꾸며 벤치마킹하는 국내외 창업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성공의 열매를 맛보기 위한 과정은 매우 험난하다. 스타트업(창업)은 했지만 점프업(성장)하기까지 성공보다 좌절이 더 많은 ‘정글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돌팔매질을 연마하는 ‘다윗 후예’ 스타트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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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김하영 기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이어폰을 끼고 생활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버스·지하철 등 다중이용 대중교통에서 이어폰을 착용한 시민들을 더욱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이어폰을 착용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난청·외이도염 같은 귀와 관련된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링크페이스는 이같은 난청 예방에 도움을 주는 ‘디어(DEAR) 헤드폰’, 외이도염 발생을 막아주는 ‘디어버즈(DearBuds)’ 등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링크페이스는 임경수 대표를 포함한 4명의 삼성전자 직원들이 사내 벤처프로그램 ‘C랩’에 선정돼 지난 2017년 12월 독립분사하면서 출발했다.

지난 2020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에서 ‘디어 헤드폰’을, 이듬해 CES 2021에서 ‘바이오 넥밴드’로 혁신상을 수상하며 링크페이스의 기술력을 해외서 인정받았다. 이어 올해 1월 열린 CES 2022에서도 ‘디어버즈’로 다시 혁신상을 거머쥐며 3년 연속 수상과 함께 혁신 스타트업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대표제품인 ‘디어 헤드폰’은 아동 난청 예방 헤드폰이다. 디지털기기에 일찍부터 익숙해진 요즘 아이들의 이어폰 사용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만큼 난청 발생률도 높아지고 있는 점에 착안해 개발한 혁신제품이다.

디어 헤드폰은 병원에서 신생아의 청력 검사에서 사용하는 원리를 이용해 만들어졌다. 임경수 대표는 "뇌파를 측정해 특정 주파수별로 사용자가 얼마나 들을 수 있는 지 측정하고, 측정값을 기준으로 소리를 주파수별로 맞게 조절한다"며 "과하게 큰 소리로 듣지 않아도 잘 들을 수 있어 귀에 부담을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넥밴드’는 목에서 발생하는 생체신호를 통해 들숨과 날숨의 호흡량, 호흡 패턴, 심전도 등을 측정하는 모니터링 기기다.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되던 시기에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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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페이스 (왼쪽부터)‘디어(DEAR) 헤드폰’, ‘바이오넥밴드’, ‘디어버즈(DearBuds)’. 사진=링크페이스

‘디어버즈’는 외이도염 예방을 도와주는 세계 최초 휴대용 귀 제습기다. 환기용 팬과 히터·LED를 이용해 최대 3분 이내에 귓속 습기·땀·수분 등을 없애줌으로써 귀 내부의 습도를 적정 수준으로 맞춰주는 기능을 수행한다.

임 대표는 "지난해 무선 이어폰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외이도염을 발생시킨다는 게 글로벌 이슈가 됐다. 귓속은 좁고 어두운데다 습하기까지 해 세균과 곰팡이가 쉽게 자라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라며 디어버즈 개발 계기를 알려줬다.

디어버즈는 전용 앱으로 사용자의 귓속 습도뿐 아니라 주변환경의 습도ㆍ온도와 날씨까지 측정해 준다. 앱을 통해 기록된 모든 사용 기록은 지속적인 데이터 축적으로 사용 시간이 쌓일수록 개인 맞춤형 제품이 된다.

또한, 귓속 상태와 주변환경 정보를 종합해 귓속 습기를 관리해 주는 스마트모드, 원하는 세기(강도)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수동모드 등 개인의 필요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임경수 대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지만 디어버즈를 보청기와 이어폰 등과 결합된 기기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같은 링크페이스의 혁신기술을 자랑하는 제품들을 ‘3년 연속 CES 혁신상 수상’으로 연결시킨 핵심부품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생체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초전도성 실리콘 센서 ‘플렉스(fl-x)’가 주인공이다. 뇌파·심전도 등 몸에서 발생되는 미세한 전기신호를 감지하는 플렉스는 디어헤드폰·바이오넥밴드·디어버즈 등 ‘링크페이스 3총사’ 에 모두 사용돼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임 대표는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만들기 위해서는 귀에 닿는 부분에 센서를 달아야 하는데 시중에 있는 센서 대부분은 금속으로 돼 있었다"며 초전도성 실리콘 센서 개발의 동기를 소개했다.

이전까지 터치펜에 사용되는 카본블랙 소재의 전도성 실리콘이 있었지만, 카본블랙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2군 발암가능물질로 분류돼 있었다.

카본블랙을 뛰어넘는 실리콘 센서를 개발하기 위해 링크페이스는 전기가 전혀 통하지 않는 실리콘과 융합돼 뛰어난 전도성과 안정성을 가진 나노 입자를 찾아 플렉스를 만들 수 있었다고 임 대표는 설명했다.

링크페이스는 현재 플렉스를 생체 신호를 읽는 센서로만 사용되는 게 아닌 스마트 패키징(외부요인으로부터 센서를 보호하는 기능)기술이나 전자제품에 들어가 제품 간 페어링(호환기능) 과정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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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페이스의 휴대용 귀 제습기 ‘디어버즈(DearBuds)’ 착용 모습과 전용 앱 이미지. 사진=링크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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