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 못 끝낸 카카오, 올해 국감서도 '곤욕' 예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9.29 15:13

작년 국감장서 "계열사수 30개 이상 줄이겠다" 약속 못지켜



투자로 인한 신규 계열사 편입 때문…숫자보다 내용 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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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10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요구한 숙제를 다 마치지 못한 카카오가 올해 국감에서도 곤욕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작년 국감에서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연내 계열사 30여개를 줄이겠다고 선언했지만, 중간 성적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 계열사 30~40개 줄인다더니…지난해와 "똑같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계열사 수가 여전히 134개(지난 8월 1일)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계열사 줄이기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올해 4월(139개) 대비 5개 가량 줄어든 것이지만, 지난해 말(134개)과 비교하면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국감에서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지난 2016년부터 5년 간 1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결과적으로 플랫폼이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이어졌다.

이에 카카오는 상생에 대한 약속과 함께 계열사 수 감축을 주요 아젠다로 내걸었다. 지난 4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성수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공동 센터장은 "CAC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운영이 비효율적이고, 골목상권을 침해하거나 카카오의 핵심사업에 벗어난 계열사들은 계속 정리해나가고 있다"면서 "올해 연말 기준 지금보다는 30~40개 계열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 카카오, 못 줄인 이유 있다…"투자로 인한 신규 계열사 편입 영향"

카카오의 ‘계열사 축소’의 중간 성적이 미진한 까닭은 일부 계열사 정리에도 콘텐츠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면서 계열사가 늘어난 영향이다.

카카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개 기업이 흡수합병으로 정리됐다. 카카오게임즈 계열이 1곳, 카카오모빌리티 계열이 2곳,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계열 1곳, 카카오헬스케어 계열 1개 등이다. 그밖에 손노리, 비미디어컴퍼니 등 다수의 기업들의 청산은 완료됐다.

최근에는 글라인(매니지먼트), 넥스트레벨스튜디오(웹툰·웹소설), 돌고래유괴단(콘텐츠 커머스/마케팅), 선영스토리(임원 개인 소유), 스튜디오좋(콘텐츠 커머스/마케팅), 영화사 집(영상 콘텐츠 제작), 글링크미디어(콘텐츠 커머스/마케팅), 퍼피레드(메타버스 개발사) 등의 계열사를 신규 편입해 결과적으로 순감이 일어나지는 못했다.

카카오는 계열사 숫자의 단순 축소보다는 어떤 계열사를 정리했는지 내용을 들여다 봐달라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분기별로 10개 이상씩 계열사를 줄이고 있지만 글로벌 사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소규모 콘텐츠 기업을 계열사로 편입했다"라며 "콘텐츠 사업이나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글로벌 확장을 위해서라도 지속적인 투자나 인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이라는 카카오의 새로운 전략 방향에 부합하는 스타트업들이 성장하고 적정 가치에 엑시트(exit) 할 수 있도록 투자함으로써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카카오가 지난달 공개한 ‘카카오 기업집단 설명서’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게임즈 등 카카오의 ‘글로벌 IP(지식재산권)-문화 생태계’ 카테고리에 포함되는 계열사는 76개로, 전체의 56.7%에 달한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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