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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보험연구원)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국내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상당수가 인플레이션과 급격한 금리 급등으로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에 보험사 CEO들은 내년 시가평가 기반의 신제도 도입 등 다양한 불확실성에 대응해야 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2022 보험사 CEO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86.9%의 CEO가 인플레이션, 금리 급등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거나 매우 높다고 답했다. 높다고 한 응답자는 71.1%에 달했고, 매우 높다고 답한 응답자도 15.8%였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낮다(10.5%)거나 매우 낮다(2.6%)고 답한 응답자는 소수에 그쳤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CEO 가운데 92.1%가 인플레이션 확대로 인해 성장성에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고, 81.6%는 수익성에도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인플레이션 확대가 보험 수요, 보험금 청구액, 사업비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보험사 건전성과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인플레이션 확대로 보험계약의 실질가치가 감소하면 보험수요가 줄어들고, 계약 해지가 늘 수 있으며, 필수 소비에 대한 가격 부담이 확대되면서 미래 위험에 대한 소비 여력이 악화될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인플레이션이 내년까지 단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CEO는 84.2%에 달했다. 대다수의 CEO들이 올해부터 확대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위협이 1, 2년 내에 해소 가능한 단기적인 현상으로 전망한 것이다. 다만 3~5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응답한 CEO는 10.5%로 장기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인플레이션 확대로 인한 금리 인상 기간 및 폭에 대해서는 단기 현상이며 소폭 인상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하는 CEO가 68.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단기적이지만 금리가 대폭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CEO는 15.8%였고, 금리 인상 폭이 높지 않지만 장기적인 금리 상승을 예상하는 CEO도 10.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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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급격한 금리 상승이 보험회사 성장성에 부정적이라고 답한 CEO는 전체의 89.5%로 가장 많았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부정적(47.4%)이라는 답변이 긍정적(44.7%)이라는 답변보다 소폭 많았다. 시중금리의 급격한 변동은 장기채권 위주로 자산운용을 하는 보험사의 특성상 즉각적으로 상품에 반영되지 못하기 때문에 상품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
설문조사에 답한 전체 보험사 CEO 중 36.8%는 도덕적 해이에 의한 보험금 누수가 심각하다고 인식했다. 다만 런오프, 계약 재매입 등 사업구조 개편 필요성에 대해서는 시급하게 필요하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필요하다는 응답이 전체의 73%로 가장 많았다.
생명보험사의 향후 2, 3년간 주력 상품전략은 종신보험(33.3%), 건강보험(29.5%), 변액보험(20.5%) 등이 주를 이뤘다. 손해보험사의 주력 상품 전략은 장기인보험을 꼽은 응답자가 전체의 46.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장기물보험(17.1%), 자동차(9.5%), 배상책임(9.5%) 순이었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경험해보지 못한 고금리, 저성장 환경이라는 부정적인 여건에서 보험사는 성장성, 수익성 유지를 위해 상품 전략, 판매채널 전략, 보험금 누수 억제, 사업비 관리 등에 집중해야 한다"며 "디지털화, 신사업 영역 확대, ESG 대응 등 장기적인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노력도 지속해야 하므로 2023년에 다가올 다양한 불확실성에 슬기롭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설문은 2022년 7월 13일부터 8월 24일까지 43일간 진행됐다. 43명의 보험사 CEO 가운데 생명보험사 CEO 22명, 손해보험사 CEO 16명 등 총 38명이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