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단계 줄여라"…식품업계, 고객 만족 높인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0.17 17:39

유통 단계 간소화로 운영비용 절감·배송 시간 축소 '용이'



구독 서비스·통합 전문몰 신설 등…식품사, 유통구조 손질



업계, "초기 비용 부담에도 충성고객 확보 위한 투자 가치"

롯데제과

▲지난 13일 롯데제과가 선보인 가정간편식(HMR) 정기 구독 서비스 ‘월간 밥상’. 사진=롯데제과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식품업계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D2C(Direct to Customer) 시장 넓히기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D2C 강화로 제조업체-총판-도소매-소비자로 구성된 기존 유통 단계를 간소화해 외부몰 입점 수수료 등 비용 절감을 꾀하는 동시에 자사 온라인몰을 동원한 고객접점을 넓혀 ‘판매 경쟁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최근 가정간편식(HMR) 정기구독 서비스인 ‘월간밥상’을 출시했다. 서비스 구독 시 매월 한 번 제품 낱개 기준 시중가 대비 15% 저렴한 가격으로 간편식 브랜드 ‘Chefood(쉐푸드)’ 제품들을 보내주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제과가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제과업계 최초로 ‘월간 과자’를 내놓은 데 이어, 이듬해 ‘월간 아이스’, ‘월간생빵’ 등 주요 상품군 중심으로 서비스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올 들어서도 갓 나온 상품을 일주일 내 신속 배송하는 ‘갓생사회’를 출시한 바 있다.

구독 서비스 도입에 따른 유통 과정 축소로 배송 시간을 감축해 제품 신선도를 높일 수 있는 데다, 코로나19 이후 부상한 비대면 쇼핑 트렌드에 힘입어 서비스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최근 계열사 간 합병 이후 간편식을 주요 사업으로 내건 만큼 구독 서비스 영역도 HMR사업부까지 확대했다"며 "폭발적이진 않지만 소비자 반응이 꾸준해 앞으로도 서비스 운영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프레시지도 회원수 85만에 이르는 자회사 허닭의 온라인몰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전사 제품을 총망라한 앱(App) 기반 쇼핑몰인 ‘HD마켓(에이치디마켓)’을 공개했다.

프레시지의 밀키트 상품, 허닭의 건강식 상품, 테이스티나인의 간편식 상품, 닥터키친의 건강 디저트 등 총 60개 브랜드, 3000종의 간편식 제품들을 한 곳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중에 간편식만 취급하는 종합 쇼핑몰이 없는 점을 고려해 기존 허닭몰 대비 다양한 간편식 분야로 제품군을 확장하겠다는 취지다. 이커머스업체 등 외부 사이트에선 특정 상품만 입점돼 고객이 다양한 제품을 경험할 기회가 적었던 것도 전문몰 개발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밀키트는 주문을 받아 제품 생산에 돌입하는 ‘오더 베이스’ 제품으로 신선도가 생명으로 꼽힌다. 따라서, 판매업체를 거쳐 이중 유통되는 기존 방식 대비 유통단계 감축으로 상품 신선도 측면에서 높은 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

프레시지 관계자는 "밀키트 특성 중 하나가 유통기한이 상대적으로 짧은 것"이라며 "자사몰 특화 시 제조업체가 고객으로부터 직접 주문을 받아 1~2일 내 생산, 유통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선 보다 유통기한이 긴 상품을 받아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농심도 지난 8월 공식 온라인몰 ‘농심몰’을 선보였다. 농심몰에서 제품 사전예약 판매에 참여하면 정식 출시일 보다 최대 1주일 빠르게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이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너구리컵’, ‘닭다리스낵’ 등 일부 제품에는 소비자가 원하는 사진과 문구를 패키지에 넣을 수 있는 ‘농꾸(농심 꾸미기)’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향후 농심은 서비스 적용 대상 제품을 확대하고, 농심몰 전용 한정판 제품과 관련 굿즈 등을 추가로 출시하겠단 계획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운영 초기 때 각 식품사 자사몰은 외부몰 대비 트래픽이 떨어져 고객 유입을 위한 마케팅 등 비용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충성고객 확보 등을 감안해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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