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카카오, ‘먹통’ 사태 수습 초강수 뒀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0.19 15:13

카카오, 19일 오전 판교 사옥서 긴급 기자회견 개최
인프라 투자 확대 약속?이용자 보상도 폭넓게 인정키로
남궁훈 사퇴 후에도 사업은 그대로…김범수 복귀설은 ‘일축’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남궁훈·홍은택 각자대표가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카카오가 ‘먹통’ 사태 수습을 위해 초강수를 뒀다. 무료 이용자를 포함한 모든 이해 관계자들에 대한 보상 방안을 검토하고, 카카오의 관리체계 점검에 총력을 기울인다. 남궁훈 대표는 대표직을 사퇴한 뒤 비상대책위원회 산하의 재난대책소위원회로 거취를 옮기고, 김범수 창업주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오는 24일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사태 수습에 나선다.

카카오는 19일 경기도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빚어진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와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이날 회견에서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 서비스를 책임지는 대표로, 그 어느 때보다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홍은택 대표는 "카카오톡은 공공성을 띠는 서비스임에도 저희가 그에 부합하는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라며 "무엇보다 이번에 복구가 늦어진 이유를 고통스럽더라도 철저히 파헤치고 이를 공유하는 등 이용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카카오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 서비스 장애 복구가 상당 시간 지연된 원인은 개발자들의 주요 작업 및 운영도구가 이중화되지 못한 데 있다. 홍 대표는 "서비스의 주요 데이터와 서비스 응용프로그램에 대한 이중화 조치는 되어 있었으나 개발자들의 주요 작업 및 운영도구가 이중화되지 못했다"면서 "작업·운영도구 이중화는 판교 데이터센터의 운영이 안정화 되는대로 시작하겠다. 안정화 이후 2개월 안에 유사한 사고는 막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이번과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도 세운다. 총 4600억원을 투입해 내년 중 안산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세우고, 이듬해 시흥에도 자체 데이터센터를 설립한다.

이용자들의 관심이 많은 보상안과 관련해서는 폭넓게 검토하겠다고 예고했다. 홍 대표는 "유료 서비스 이용자 뿐 아니라, 이번 장애로 피해를 입은 이용자와 파트너, 다양한 이해 관계자 분들에 대한 보상을 검토하겠다"며 "SK C&C와의 책임소재를 다투기에 앞서 먼저 보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남궁 대표의 사임 이후에도 카카오의 기존 사업 전략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오픈채팅, 글로벌 전략 등은 권미진 수석부사장 산하에서 추진되고, 남궁 대표는 이를 측면 지원한다.

카카오는 김범수 창업주의 경영 복귀설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일축했다. 홍 대표는 "회사가 비상상황인 것은 맞지만, 창업주가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경영에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김 창업주의 입장은 24일 국정감사에서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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