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이용대가’ 법제화 산넘어 산…해외 CP ‘모르쇠’에 분통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0.24 16:46
연합

▲왼쪽부터 김범준 주식회사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대표, 김경훈 구글 코리아 사장,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 정교화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전무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윈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망 이용대가’ 법제화 추진 논의가 제자리 걸음이다. 카카오 먹통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타 사안들이 뒤로 밀려난 모양새다. 특히 지난 국회 종합감사에서 글로벌 빅테크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법제화 논의가 속도를 낼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국회 과학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구글, 넷플릭스 등에 망 이용대가 관련 질의가 쏟아졌지만 일부 증인들의 모르쇠 답변에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열린 국회 과방위 종합감사에선 구글코리아의 여론전에 대해 집중포화가 이뤄졌다. 구글이 ‘망 이용대가 법안’ 반대 서명 운동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비영리단체 ‘오픈넷’에 설립 시부터 수억원의 후원금을 지급한 사실이 밝혀져서다. 지난 21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세청 자료를 보니 2013년부터 작년까지 구글이 오픈넷에 후원한 금액은 13억6200만원으로 전체 오픈넷 수입의 55.87%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또 구글 코리아가 조세회피를 위해 매출을 축소 신고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구글 코리아 매출은 약 2900억원이지만 국내 7개 카드사 기준 한국에서 벌어들인 구글 플레이 매출은 1조9700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구글 플레이 매출이 모두 구글 싱가포르에 속하기에 세금 회피라는 것이다. 이에 김경훈 구글 코리아 사장은 "구글플레이 사업은 구글 싱가포르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당연시 싱가포르 매출로 잡히는 게 세법상 맞다"며 "국내에서 하는 사업은 광고 사업, 하드웨어 판매사업 등인데 그런 매출들이 2900억원"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이날 김 사장은 ‘망 이용대가 법안’이 현실화하면 사업 운영방식 변경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는 망 이용대가를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들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밖에도 ‘망 이용대가 법안’을 반대하는 여론 형성을 위해 댓글 관리를 의뢰했는지 여부, 미국 통신사에 유무형의 비용을 내고 있는지 등의 질문이 나왔지만, 시종일관 모호한 답변에 과방위 위원들의 빈축을 샀다. 넷플릭스 한국법인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정교화 전무도 망 이용료에 대한 회사의 입장을 묻는 질의에 "넷플릭스는 이미 국내 콘텐츠에 1조원 넘게 투자하고 있다. (망 대가 부담을) 돈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인지는 검토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여야 간사의 합의를 통해 김 사장과 정 전무를 위증죄로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카카오 먹통’으로 플랫폼 사업자의 서비스 안정성 확보와 사회적 책무 이슈가 새롭게 현안으로 떠오른 만큼 이번 사태가 망 이용대가 법제화에 긍정적 영향 미칠 가능성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의 급성장으로 트래픽이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네이버, 카카오 등과 달리 해외 CP 사들에만 지급 의무를 부과하지 않는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형평성 문제는 꾸준히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soj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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