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월가(사진=로이터/연합) |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포럼에 참석한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현 시점에서 경제상황은 의미 있는 수준으로 긴축될 것"이라고 26일(현지시간) 말했다.
이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4.5%∼4.75% 수준으로 올린 후 지연효과를 고려해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을 분명히 했다"며 "그러나 연준이 빠듯한 노동시장 등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목격하지 않을 경우 (금리인상을) 더욱 지속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급격한 금리인상의 부작용으로 거론돼왔던 글로벌 경기침체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FII에 참석한 프랑크 페팃가스 모건스탠리 국제운용 총괄도 경제전망을 두고 "2023년이 약간 까다로워 보인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 이어 "미 경제에 일종의 착륙이 뒤따르리라 말하는 것은 무방할 정도"라며 "초(超) 연착륙은 없다"고 덧붙였다.
미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를 이끄는 제이미 다이먼 CEO도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최대 우려 사항으로 지목한 것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러시아-우크라니아와 미국-중국 관계"라며 "경기가 완만하거나 약간 심각한 침체기로 접어드느냐 마느냐보다 이런 지정학적 리스크가 개인적으로 더 걱정스럽다"고 설명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이 많아지고 있다. 블룸버그가 이달 초 42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이 향후 12개월 이내 침체로 빠질 확률이 60%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진행된 동일한 조사에서 제시됐던 50%보다 10% 가량 올랐으며 5월 결과(30%)보다 두 배 높다.
특히 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물가가 전례 없는 수준까지 폭등했다. 이에 정부들은 경기침체 예방 차원에서 소비자들과 기업들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한편, 2017년부터 개최된 FII는 글로벌 금융기업들이 사우디 정부에 대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사막의 다보스포럼’이라고도 불린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역대급 감산을 계기로 사우디와 미국 사이에 마찰음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월가의 주요 금융기업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사우디로 향했다. 올해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고 있음에도 사우디는 고유가로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고공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권 입장에서는 이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빈살만 왕세자 집권 이후 처음으로 사우디가 흑자를 기록 중"이라며 "이로써 글로벌 주식과 자산 시장에 수십억달러를 투입하고 야심찬 건설 프로젝트를 계획하는 것도 가능해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