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청년 특공 신설·추첨제 확대…청년층 청약당첨 기회 늘린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0.26 14:41

尹정부, 미혼청년 특공 신설…5만2500가구 규모
규제지역 내 85㎡ 이하 추첨제 신설 및 비중 높여
청약시장 소외된 미혼 청년 선택지 확대 긍정적
인기 입지 중심 청약 양극화 현상 심화 우려도

서울 아파트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정부가 2030 미혼 청년의 청약 당첨 기회를 늘리기 위해 공공주택 청년 특별공급(이하 특공) 제도를 신설했다. 또 가점이 낮은 청년층이 당첨에 어려움을 겪었던 가점제 위주의 민간분양 청약제도도 추첨제 물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편했다. 청년층이 청약 당첨 확률을 높여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워갈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추첨제를 확대하는 건 역차별 문제가 제기될 우려가 있다.

26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청년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주택 50만가구 공급계획’에는 청년 특공을 신설하고 청약 추첨제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간 특공은 신혼부부 특공·생애최초 특공 등 기혼자 위주로 운영돼왔기 때문에 미혼 청년은 상대적으로 청약 기회가 적었다. 이에 정부는 공공분양에 청약 유형을 나눔형·선택형·일반형 등 3가지 모델로 나눴다. 나눔형·선택형은 이번에 신설되는 유형으로 나눔형 25만가구 중 15%, 선택형 10만가구 중 15%가 청년 특공에 할당된다. 총 5만2500가구 규모다.

청년 특공 대상은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미혼 19~39세다. 소득은 1인 가구 월 평균의 140% 이하, 순자산은 2억6000만원 이하여야 지원 가능하다.

가점제 위주의 민영주택 청약제도도 추첨제를 늘리는 등 개선된다. 분양주택 확충으로 주택정책 무게 추가 옮겨가는 양상이다.

구체적으로는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내 60㎡ 이하의 경우 가점 40%·추첨 60%로 추첨제 비율을 늘리고 60㎡ 초과~85㎡ 이하의 경우 가점 70%·추첨 30%로 개선한다.

현행 민영주택 청약은 규제지역의 경우 추첨제에 비해 가점제 비중이 높았다. 투기과열지구 내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평형은 가점제 100%로 공급됐으며 조정대상지역 내 전용면적 85㎡ 이하 역시 가점 75%·추첨 25%로 공급됐다.

가점제 비중이 높다 보니 부양가족이 적고 무주택기간이 짧아 청약 가점이 낮은 청년층의 당첨 기회가 적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투기과열지구 내 1~2인 청년 가구 수요가 높은 중소형 평형(60㎡ 이하, 60㎡ 초과~85㎡ 이하)에 추첨제를 신설하고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추첨제 비중을 현행보다 늘린 것이다. 이번 대책으로 청년층의 매매 수요가 청약시장으로 분산되면서 영끌 수요가 다소 진정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3~4인 중장년층 수요가 많은 85㎡ 초과 대형 평형에는 가점제를 현행보다 확대한다. 면적에 관계없이 일괄적인 비율 조정이 아닌 세대별 수요에 맞는 청약 제도로 개편하겠다는 의미다. 아울러 기존 특공(생애최초·신혼부부) 비율은 소폭 줄여 일반공급 물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청약제도 개편에 대해 청년·무주택자에 청약 기회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적절한 개선책이라고 평가했다. 청년층을 위한 공공분양 특공 물량을 신설한 점과 나눔형·선택형 등 청약 유형을 나눈 점도 청년층의 내 집 마련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결혼과 출산을 전제하지 않으면 분양시장 물량 할당과 청약 당첨에서 소외됐던 미혼 청년들에게도 5만가구 가량의 특별공급 물량을 처음으로 배정한 것이 긍정적"이라며 "지역 안배 위주의 공급보다는 주택 수요에 맞춘 수도권 주택공급 비중 확대를 추진한 점 역시 일자리를 찾아 도심에 유입된 청년, 무주택자에게 보다 많은 청약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청약 양극화 현상이 극명하게 발생할 수 있다며 선호지역 택지 발굴에 정부가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함 랩장은 "소득대비 주거비 부담이 큰 사회초년생과 2030세대의 종자돈 마련 및 자가 이전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지만 일부 대기수요가 풍부한 인기입지는 입지별 청약양극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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